기관 '실탄장전'...언제 쏠까..올들어 지속적 매도 일관 유동성 보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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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세에 가담할까.
코스닥시장의 조정양상이 뚜렷해지면서 미국 '테러사건'후 상승장에서 순매도 기조를 유지해왔던 기관의 매매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관은 지난 9월27일 이후 순매수로 일관한 외국인과 정반대의 매매패턴을 보이며 모두 3천2백94억원어치의 순매도로 지수상승을 저지해왔다.
그러나 기관들은 30일 코스닥지수가 '테러쇼크'후 처음으로 '조정다운 조정'을 보인 것을 계기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험이 이날 강원랜드 차익매물을 쏟아내는 바람에 기관 전체로는 매도우위로 장을 마쳤지만 최대 기관투자가인 투신은 이날 19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증권전문가들은 기관들이 그동안 지속적인 순매도로 유동성을 크게 보강했다는 점에서 이날 큰 폭의 지수조정을 계기로 본격적인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한국투자신탁의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예상밖의 상승으로 매수타이밍을 놓쳤지만 지수 조정양상을 보아 코스닥 편입비율을 차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동성이 강화된 기관=기관들은 기타법인을 포함,올들어 총 1조7천46억원어치(29일 현재)를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9천2백69억원과 7천8백6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신규 공급물량 등을 감안하더라도 기관의 이같은 매도공세는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올들어 코스닥시장에는 유상증자와 공모를 통해 총 1조6천억원 상당의 물량이 유입됐지만 기관의 순매도 규모가 이를 훨씬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99년과 2000년에 총 신규공급물량은 각각 5조원과 8조원대였지만 기관의 순매도금액은 1조4천5백79억원과 5조6천억원대로 큰 격차를 보였었다.
대우증권 김분도 연구원은 "잦은 주가조작 등으로 코스닥신인도가 땅에 떨어지며 기관의 매도공세가 어느 해보다 강했다"며 "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으면 유동성을 보강한 기관이 외국인의 바통을 이어받아 매수주체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어떤 종목을 사고 팔았나=공모물량과 증자물량을 주로 쏟아냈다.
지난 9월27일 이후 순매도 상위종목군에는 대원씨앤에이홀딩스 안철수연구소 우주통신 대인정보시스템등 신규종목이 다수 포진돼 있다.
지난해 신규종목의 하락 등으로 막대한 손실을 봤던 기관들이 과거의 '학습효과'로 등록직 후 '물량 털기'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외국인의 순매수종목인 엔씨소프트 국민카드 KTF 등을 팔아치우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올들어 등락을 반복하는 혼조장세에서 종목에 구분없이 단기매매에 치중했었다는 얘기다.
순매수 종목에도 뚜렷한 일관성이 없다.
코오롱정보통신 태산엘시디 씨엔씨엔터프라이즈 영남제분 한성엘컴텍 등이 순매수 상위종목들이다.
회사의 펀더멘털보다는 단기매매용으로 저가주공략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전략=단기급등에 따른 가격부담으로 기관의 매수세는 당분간 제한적일 전망이다.
특히 KTF등 일부 선호종목의 경우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로 가격메리트를 잃고 있다.
따라서 기존 고가대형주보다는 실적 등 펀더멘털이 양호한 저가우량주들이 기관의 집중 매수타깃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외국인 선호종목군중 코스닥지수 대비 상승률이 미미한 종목에도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