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반도체 적자로 본 D램시장] 반도체 낙관론속 비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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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메모리업계 1위업체로 원가경쟁력이 가장 높다는 삼성전자마저 지난 3.4분기에 반도체부문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주력인 1백28메가 D램의 현물시장 평균거래가격이 1달러 붕괴직전까지 떨어진 상황이어서 삼성의 반도체부문 적자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하지만 예상이 막상 현실로 확인됨으로써 다른 경쟁업체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큰 지를 실감할 수 있다.
기업분석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체들의 적자는 구조조정의 가속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그런 점에서 반도체가격의 하락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마저 반도체에서 적자=삼성전자가 반도체부문에서 적자를 낸 정확한 기록은 발표된게 없다.
다만 90년대 중반이전으로 추정할 뿐이다.
반도체 불황기였던 지난 95년에도 삼성전자는 회사 전체로 1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었다.
거슬러 올라가면 90년대 초반에 적자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반도체 사업이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이후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사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지난해 중반 18달러를 웃돌던 1백28메가 D램의 가격이 1달러대로 폭락한 상태에서 영업이익을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삼성으로서는 다만 경쟁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자 폭이 작다는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D램 전문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의 4.4분기(6-8월) 영업적자가 1조2천7백억원,하이닉스의 3.4분기 적자가 5천3백10억원에 달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그나마 잘 버틴 셈이다.
반도체 부분의 적자 반전에도 불구하고 이날 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고 주가도 크게 하락하지 않은 것은 이같은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다.
반도체 가격하락에 따라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액은 지난 1.4분기 3조원에서 3.4분기 1조6천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D램값 4분기 이후엔 회복될까=향후 D램 가격과 D램 업체들의 실적에 대한 전망은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긴 하나 비관론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낙관론은 주력제품이 1달러수준이라면 더이상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경험에 근거한다.
한누리증권등 일부 국내증권사가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이 바닥이라고 판단한 것은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내년 3.4분기 중 수요와 공급이 밸런스를 이루고 내년 4.4 분기 중 1.5% 이상의 수요초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UBS워버그는 최근 삼성전자가 내년에 D램 사업분야에서 1조2천7백억원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D가격이 반등가능성이 높지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D램업계 구조조정 빨라진다=D램시장은 주요 업체가 탈락하거나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거쳐야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반도체 가격 폭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감산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이같은 생존게임이 가닥을 잡을 때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미 대만의 모젤바이텔릭 윈본드 등 하위권의 D램 업체들은 자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거나 재무구조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D램업계 4위인 독일의 인피니언은 일본의 도시바와 D램 및 플래시부문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두 회사 모두 자금사정이 어려운 가운데 통합을 추진하고 있어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이같은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이닉스반도체는 은행권의 자금지원과 설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론등 경쟁업체들은 하이닉스에 대한 지원중단을 요구하며 필사적으로 몰아부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