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日人의 자국브랜드 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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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메이드 인 차이나'의 천국이다.
'메이드 인 재팬'이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지만 안방은 중국 제품들로 홍수를 이룬다.
파 마늘에서 의류 문구에 이르기까지 일본인들이 먹고 입고 쓰는 기초생필품은 중국산이 일본 열도를 뒤덮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일본의 한 유력 경제주간지가 중국 제품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자국 제품을 1백점 기준으로 할때 중국 제품의 경우 60∼79점을 주겠다는 답이 54.7%에 달했다.
80점 이상에 동그라미를 친 소비자들도 19.3%나 됐다.
그러나 구매의향을 묻는 쪽으로 질문을 틀었을 경우 상황은 달라졌다.
'저항감 없이 중국제품을 사겠느냐'는 질문에 의류 식료품은 65.5%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하지만 자동차 컴퓨터 디지털카메라 오토바이 등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공업제품에서는 이 비율이 뚝 떨어졌다.
모두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자국제품이 다른 아시아 제품들보다 낫다는 일본인들의 우월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흥미로운 결과는 중국에 진출한 일본 메이커들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응에서 나왔다. 중국에서 왔더라도 일본 브랜드를 달고 있는 제품의 품질 만족도는 80점 이상이 60%에 달했다. 저항감 없이 사겠다는 비율도 20%를 넘어섰다.중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도 일본 이름을 건 것에는 '오리지널' 못지 않은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속마음이었다.
일본의 한 유력신문은 최근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일본 시장에서 고전한다는 기사를 크게 다룬 적이 있다.
신문은 품질에 대한 불안,서비스망 부족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렇지만 소비자 조사는 현대차를 일본에서 씽씽 달리지 못하게 막는 장벽 중 하나가 외국 브랜드에 대한 일본인들의 배타적 자세와 차별임을 간접 시사하고 있다.
중국 땅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일본 브랜드만 입고 있으면 후한 점수를 주는 일본 시장.
이 신문의 눈에는 한국자동차의 저속운행만 들어왔을 뿐 자국 브랜드 만을 편애하는 일본인들의 폐쇄적 구매 행태는 보이지 않았던 셈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