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대책] 현황 : '빗장 잠근 대기업'..'입맛' 맞는 인재 수시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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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대기업 취업문에 '빗장'이 걸리면서 그 어느 해보다 대학졸업 예정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대기업이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줄이는 것은 무엇보다도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언제 경기가 회복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인사 담당자들은 "준(準)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감축경영을 실시하는 마당에 인건비와 직결되는 인력 충원은 아무래도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최근 이례적으로 그룹 공채를 실시한 SK의 입사 경쟁률이 무려 60 대 1에 달했다"며 "향후 계열사별 신규 채용을 실시할 삼성그룹과 LG그룹의 경우 근무조건이 뛰어난 계열사의 경쟁률은 이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기업 취업 대란의 다른 원인은 IMF 경제위기 이후 채용방식이 급격히 변한데 있다.
대기업들은 그룹별 신입사원 정기 공채보다는 계열사별, 사업 부문별로 인재가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뽑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그것도 경력사원 위주로 뽑는다.
핵심 분야에만 자체 인력을 쓸 뿐 그렇지 않은 부문은 파견사원 등 아웃소싱을 통해 업무를 추진하는 새로운 관행도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삼성구조조정본부 인력관리팀의 홍원학 과장은 "대기업의 채용방식이 기존 '양적 채용'에서 개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질적 채용'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며 "현장감각이 있는 경력사원을 우대하는 분위기 때문에 대졸 구직자들이 겪는 '심리적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구조조정본부 인력관리팀의 하양욱 과장은 "대기업들이 요구하는 신입사원들의 기본 자질이 점점 높아져 대규모 공채로는 기업 입맛에 맞는 인재를 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벤처 거품이 빠지면서 구직자들이 대기업으로 다시 몰리는 인력의 '역류현상'도 대기업의 문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