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3:43
수정2006.04.02 03:46
미국은 15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융단 폭격과 함께 식량과 전단을 투하하고 아랍 TV에 미국 정부의 입장을 알리는 등 심리전을대폭 강화하는 한편 세균 테러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는 등 국내외 전선에서 동시에총력전을 펴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탄저균 테러의 배후가 오사마 빈 라덴일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테러 전쟁이 또다른 전기를 맞고 있음을 예고했다.
그는 "빈 라덴씨가 사악한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고 전제하고 "그가 능히 그런짓을 하고도 남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이날 톰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에게 발송된 편지에서도탄저균이 발견됐으며 이 서한을 만진 보좌관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국민에게 특히 우편물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의심스러운 것은 모두 경찰에 신고하도록 촉구하고 관련 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등 세균 테러 대응 태세 구축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지지를 재확인한 후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알제리아 대통령 및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는 등 외교전선 다지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 보좌관은 카타르의 아랍어 TV 알 자지라와 인터뷰를 갖고 "미국의 대통령은 이슬람이 무고한 사람을 보호하는 평화의 종교임을 이해하고 있다"며 미국의 적은 아랍이나 이슬람이 아니라 테러분자임을 분명히 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회동을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며 "이라크가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면 나설 것"이라고밝히고 시리아에 대해 테러 지원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라이스 보좌관의 16분짜리 인터뷰는 알 자지라가 빈 라덴의 메시지를 잇따라 방송해 아랍인들을 오도하고 있다고 보고 미국 정부의 입장을 홍보함으로써 테러 전쟁이 자칫 `문명의 충돌'로 변질되는 것을 막으려는 심리전의 일환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아프간 전선에서도 폭탄과 식량 투하에 이어 공습 이후 처음으로 현지어인 파슈투어와 다리어로 "아프간 국민을 도우러 왔다"는 문구와 함께 아프간인이 서방 군인과 악수하는 모습을 그린 전단 약 50만장을 살포하는 등 심리전을 확대했다.
미군은 라디오 방송으로도 공습의 표적은 표적은 이슬람이나 아프간인이 아니라테러이며 아프간의 경제 및 정치적 곤경은 빈 라덴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