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과 삼성전자가 각각 미국의 휴렛팩커드(HP)와 손잡고 무선인터넷 사업에 나선다. 특히 삼성전자와 HP는 양사의 주력 상품인 반도체와 프린터를 공동 개발키로 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SK(주) 최태원 회장은 15일 서울 서린동 SK 본사에서 표문수 SK텔레콤 사장,변재국 SK C&C 사장 등과 함께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을 만나 조만간 미국에 1천만달러 규모의 벤처펀드를 공동으로 설립키로 합의했다. 양사가 각각 5백만달러씩 투자해 설립할 이 벤처펀드는 무선플랫폼,PDA(개인휴대용단말기) 솔루션 등 무선인터넷 기술을 가진 국내외 벤처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추진하고 있는 유·무선 통합서비스인 네이트(Nate),PDA를 이용한 데이터통신 사업 등과 관련된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우선적인 투자 대상"이라며 "먼저 벤처펀드를 설립하고 추후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확대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오리나 회장은 16일엔 이건희 삼성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주요 경영진과 만나 삼성전자가 기술 우위를 갖고 있는 반도체 분야와 HP가 강점을 갖고 있는 프린터 분야에서 서로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반도체 분야의 경우 HP가 요구하는 규격에 맞게 삼성전자가 개발,공급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터 분야는 두 회사가 독자적으로 갖고 있는 기술을 공유해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린터를 공동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또 HP가 추진하고 있는 쿨 타운(cool town)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하는 협력 의향서를 교환할 계획이다. 쿨 타운은 무선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공유하고 생활의 편의를 높인다는 차세대 프로젝트다. 15일 전용비행기 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피오리나 회장은 17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포항제철 삼보컴퓨터의 최고경영자들과도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태완·김경근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