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과거사 문제와 관련,"다대한 손해"와 "고통","진심으로 반성하고 마음으로부터 사과한다"고 표현한 것은 지난 95년의 "무라야마 담화"나 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사과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라야마 담화와 파트너십 공동선언 모두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통절한 반성과 함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해 반성이나 재발방지책을 일체 언급 하지 않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의 원인도 일본의 침략으로 한정하지 않고 "외국으로 부터의 침략.조국 분단"등을 거론하며 초점을 흐린 점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는 지적이 강하다. 나아가 "이런 역사관계를 볼 때 "서로 반성"하면서"란 표현은 향후 논란거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 8일 중국의 노구교를 방문,"침략에 희생된 중국인들에 대해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와 애도의 기분을 갖고 견학했다"고 말한 것 보다는 다소 강한 "사죄"의 뜻을 담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