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野' 파문...국회 사흘째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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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12일 본회의를 열어 대정부 질문을 속개하려 했으나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의 '대통령 하야' 발언에 대한 사과형식 및 문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절충점을 찾지 못해 사흘째 파행을 거듭했다.
민주당은 이날 안 의원 발언 사과,문제발언의 속기록 삭제,재발방지 약속 등 3개항을 한나라당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대정부 질문에 응할 수 없다며 강경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국회파행에 대한 유감표명과 속기록 수정은 가능하지만 안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사과할 수 없다고 맞섰다.
여야간 대치가 계속되자 한나라당은 단독 국회라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며 중재에 나선 이만섭 국회의장은 "15일 오전까지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비장한 결심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당 4역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안 의원 발언에 대한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의 명시적 사과'등의 요구가 지켜지지 않는 한 국회 대정부 질문 속개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광옥 대표는 당 4역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평화통일 의지를 강조한 점을 야당이 왜곡한 것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과 음해"라면서 "통일문제를 놓고 색깔론 공세를 펴는 야당은 명확한 통일관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용학 대변인은 "3개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는 한 오늘 국회는 어렵다"고 강조했고,이상수 총무도 "야당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야당 총무를 만나 협상할 생각도 없다"며 강경입장을 고수했다.
또 의원총회에서 송영길 의원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김용갑 안택수 의원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민주당측의 요구조건은 "권력형 비리에 대한 야당의 실명거론을 피하기 위해 국회를 의도적으로 파행시키려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오 총무는 "어제 회담에서 야당이 상당히 양보한 절충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야당 원내총무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이용호 사건 등과 관련된 대정부질문에서 실명을 거론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있을 것에 대비,국회를 안하겠다는 의도"라고 공격했다.
김기배 사무총장도 "국회가 공전되는 이유는 대통령이 말을 잘못했기 때문인데 이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않고,우리당 총재 죽이기에 나서는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배·윤기동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