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살려야 나라가 산다] 제1부 : (1) '스웨덴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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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민의 원조는 '스웨디시 엑소더스'(Swedish Exodus)다.
스웨덴이 지금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꼽히고 있지만 80년대만 해도 본사를 다른 나라로 옮기려는 기업 이민이 줄을 이었다.
각종 규제와 높은 세율, 사회보장 부담 때문이었다.
실제로 세계적 에너지.엔지니어링 업체인 ABB, 굴지의 가구업체인 IKEA 등이 이웃 나라로 본사를 옮겼다.
ABB는 지난 87년 스웨덴의 아세아(Asea)와 스위스의 브라운 보베리(Brown Boveri)가 5 대 5 지분으로 합병해 탄생한 회사다.
양사의 합병은 아세아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바네빅 회장이 주도했지만 정작 본사 소재지는 스위스로 결정했다.
바네빅 회장은 당시 스웨덴 정부에 열악한 경영환경 개선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합병을 통한 본사 이전을 단행했다.
IKEA는 배당에 대한 세금을 피해 지난 80년 네덜란드에 지주회사를 세워 그 아래로 들어갔다.
뒤이어 덴마크에 기획과 재무 구매 등 본사 기능을 총괄하는 'IKEA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결국 스웨덴에는 연구개발과 생산기능만 남겨 두었다.
초우량 기업의 스웨디시 엑소더스에 충격을 받은 스웨덴 정부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마지 못해 약간의 규제를 푸는 정도가 아니었다.
지난 91년 52%에 달한 법인세율을 30%로 대폭 낮추었다(지금은 28%). 기업의 연구개발비에 대해 무제한 손비처리를 인정해 주는 유인책도 폈다.
특정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었던 규제 장치를 모두 없앴다.
공정거래법의 적용도 명백한 경쟁 제한의 근거가 있는 경우로 제한했다.
게다가 스웨덴 투자청(ISA)은 창업 관련 행정지원 시스템을 대폭 개편해 1주일 내에 모든 설립절차를 끝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스웨덴이 '기업지옥'에서 '기업천국'으로 바뀐 데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변화와 과감한 규제완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