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코르동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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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코르동 블루'가 숙명여대와 함께 '숙명ㆍ코르동 블루 아카데미'를 설립한다는 소식이다.
코르동 블루는 1895년 세워진 이래 프랑스는 물론 전세계 특급호텔 주방장을 배출했다는 세계적인 요리학교다.
영화 '사브리나'에서 오드리 헵번이 요리를 배우던 곳이자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 오찬을 준비한 데로도 유명하다.
런던 시드니 도쿄 오타와 등에 20곳의 분교가 있고 파리 본교에만 미국 일본 등 50여개국 1천여명이 다닌다.
우리나라에선 90년대까지 매년 10명 안팎이 입학했으나 지난해부터 5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요리ㆍ제과ㆍ제빵 등 3개 코스가 있고 2년간 전과정을 이수하면 종합학위(디플롬)를 준다.
숙명ㆍ코르동 블루 아카데미는 내년초 요리및 제과부문 초ㆍ중급 과정(1년)을 만들고 3년안에 경영대학원(MBA) 과정도 개설, 우수한 조리전문가를 양성하는 동시에 한식의 세계화에도 앞장서겠다는 발표다.
코르동 블루의 경우 지난 84년 쿠앵트로 회장이 부임하면서 커리큘럼을 다양화한데 이어 88년 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98년 레스토랑과 호텔 경영 코스를 신설, 조리법은 물론 외식산업 경영까지 가르치는 전방위 교육기관으로 탈바꿈했다.
뿐만 아니라 조리도구와 액세서리 테이블웨어 요리책 비디오 식재료까지 온갖 제품을 '코르동 블루'라는 브랜드로 전세계에 수출한다.
또 정통성에 바탕을 두고 변화를 수용한다는 방침 아래 해외 진출시 프랑스요리 교육이나 소개에만 그치지 않고 그 나라 전통음식 연구및 수용에도 힘쓴다.
학력이나 학벌에 매달리기보다 요리 등 전문적 직업교육을 받으려는 풍조가 생기는 건 바람직하다.
그러나 뭐든지 제대로 하려면 왜 배우는지에 대한 자각과 끝장을 보겠다는 치열함이 필수적이다.
단지 프랑스요리법을 알기보다 선진 요리산업의 노하우를 익힌 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꾀한다는 의식을 가질 때 진짜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숙명ㆍ코르동 블루 아카데미가 모쪼록 프랑스와 한국요리를 아우르고 세계에 우리 음식을 전파하는 요리 전문가의 산실이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