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테러사태에 따른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미국에서 3만대가 넘는 판매실적을 올려 현지 시장점유율 7위에 랭크됐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빅7'에 진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 외에 기아 대우 쌍용 르노삼성 등 국내업체의 수출도 월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의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동기 대비 무려 44.2%나 늘어난 3만1백66대를 팔았다. 테러 충격으로 미국내 소비심리가 급속히 위축돼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3와 도요타 닛산 혼다 등이 같은 기간 6∼29%의 감소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차는 이같은 판매급신장에 힘입어 미국내 판매량에서 폴크스바겐 미쓰비시 마쓰다 등을 제치고 7위에 올라섰다. 기아자동차도 지난달 미국에서 25.2% 증가한 2만5백85대를 판매했다. 미국에서 현대 기아차의 판매가 여전히 호조를 보이는 것은 테러사태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유가인상 등의 악재가 소형차 중심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이들 업체에는 오히려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세계적 경기예측기관인 DRI와 WEFA는 테러사태로 미국내 전체 자동차 수요는 당초 1천6백62만대에서 1천6백38만대로 1.5% 정도 줄지만 현대차가 수출하고 있는 세그먼트(차급)는 7백61만대에서 7백76만대선으로 2% 정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티뷰론급(스포티 쿠페)과 싼타페급(소형 SUV)은 당초 예상보다 각각 18%,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 기아 외에 GM으로의 인수가 결정된 대우자동차의 수출도 지난달 3만1천2백84대를 기록,8월에 비해 18.8%의 신장세를 보였다. 국내 5개사의 지난달 수출은 모두 16만7천5백16대로 8월의 14만6천7백56대에 비해 14.1% 늘어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한편 5개 자동차업체의 내수판매는 모두 13만4천2백26대로 8월(12만3천1백47대)보다 9% 늘어 올들어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경우 뉴EF쏘나타와 그랜저XG가 각각 1만3백19대,5천3백86대가 팔렸으며 르노삼성의 SM5는 출범 후 최초로 8천대를 돌파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