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의 95%는 내년에 투자를 올해보다 더 줄이거나 동결할 방침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테러전쟁 선언으로 대외경제 여건이 나빠진 데다 내수마저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5개기업중 1개사는 내년에 적자를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주말 1백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도 경영환경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2개 기업은 내년에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전기.전자업종에서 조사대상 12개 기업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8개사가 이같이 답해 경기악화의 영향을 특히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항공.해운 등 물류업체도 조사대상 6개사중 3개사가 적자를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업경영환경의 악화를 반영, 내년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1백개 기업 가운데 5개사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67개사는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며 INI스틸 등 28개사는 올해보다 더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내년 기업경영의 최대 변수로 내수침체(39.6%)와 미국의 테러사태 장기화(33.3%)를 꼽았다. 환율 급변 가능성(14.4%)과 증시침체(4.5%), 대통령 선거(2.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경제 활력을 위해 기업들은 내수 활성화(26.5%)와 규제완화(25.8%) 등 기업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적극적인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신속한 기업구조조정(24.2%)을 통해 금융시장을 안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