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다. 산사람이 무엇보다 무서워하는 것은 죽음이다. 그런데 죽음은 체험할 수가 없다. 죽었다 살아날 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죽음이 어떤 것인지, 죽은 이후가 어떤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죽음을 무섭다고 말하는 것은 난센스라는 얘기다. 체험할 수 없기에 더 공포심리를 유발시키는 속성을 갖고 있다. 그것이 죽음에 대한 공포다. 그 공포 때문에 대체로 사람들은 온갖 일을 만들고 우왕좌왕한다. 한편 인플레보다 무서운 것은 인플레 심리다. 공포심리를 유발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인플레는 죽음과 다르게 체험할 수 있다. 인플레는 사람이 먹고 사는데 고통을 안겨준다. 인플레를 겪어 본 사람들은 그 고통을 알고 기억한다. 따라서 인플레가 오는 비슷한 징조만 보여도 고통에 대한 공포 때문에 당황하게 마련이다. 그것이 인플레 심리다. 그래서 사재기를 해대며 방황하면서 사회 전체가 흔들리며 고통을 배가시킨다. 죽음이나 인플레나 지혜로운 대응책은 마찬가지다. 당황하거나 무서워하며 우왕좌왕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냉철하고 의연하게 대응하고 맞이해야 한다. 그래야 쓸데없는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경제가 심상치 않았다. 게다가 최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빌딩 등이 테러를 당해 주저앉았다. 세계가 경악했다. 안타까운 일은 상당수 미국인들이 또 테러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심각한 공포심리,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중동 아랍국가와 미국이 보복전쟁이니 성전이니 하여 옥신각신 어수선하다. 자연히 경제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소비는 위축되고 투자는 급격히 활기를 잃고 있다. 그러나 이럴수록 당황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따라서 어수선한 전쟁과 공포 그리고 세계경제 위축 속에서도 냉철하고 의연한 대처가 긴요하다. 그래야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고 또 고통을 극복하고 살 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발전과 번영의 기회가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 언제나 위기가 위험인 동시에 기회인 것이다. 한국의 각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이럴 때일수록 기회를 포착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 geneyoon@fil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