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업계에 'CEO(최고경영자)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의 간판 스타격 기업인 안철수연구소가 코스닥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것에 자극받은 CEO들이 대중 매체 등장을 꺼려해왔던 이전 관행에서 탈피,회사 홍보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안연구소처럼 CEO의 이름을 회사 이름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으며 각종 광고 출연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경우도 많다. 정보보안업체인 인젠은 최근 자사의 침입탐지시스템(IDS)제품이 정부로부터 K4인증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신문광고를 내면서 임병동 사장을 모델로 내세웠다. 준수한 외모와 학력을 갖춘 임 사장이 모델로 나서면서 회사 인지도와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상당한 효과를 봤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안업체인 넷시큐어테크놀로지의 CEO를 그만두고 최근 회사를 새로 차린 김정훈 사장은 회사 이름을 아예 '김정훈시큐어'로 명명했다. 안연구소처럼 CEO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국내 1위 포털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은 무료로 기아자동차 모델로 출현하고 있다. 광고를 통한 간접적인 회사 홍보 효과가 엄청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이 허공에 손가락으로 사각형을 그리자 그 사각형이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이트로 바뀌고 옵티마가 이를 관통해 지나가는 형식으로 광고가 제작됐기 때문에 두 회사의 인지도를 한꺼번에 올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광고문안에 '앞선 생각,앞선 기술로 '다음' 세상을 열어가는 리더의 선택'이란 내용이 포함돼있어 기아 뿐 아니라 '다음'의 홍보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KTF의 여성전용 무선인터넷 서비스 '드라마'의 '나도 여자이고 싶다'란 신문광고 캠페인에는 이 회사 이용경 사장이 직접 모델로 등장,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기업 경영자의 공신력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CEO가 전면에 나설 경우 제품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을 수 있다"며 "CEO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인식되면 회사의 신뢰도도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