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요? 아마 2,3년 뒤에나 가능할 겁니다" 동영상 인터넷 포털 코리아닷컴(www.korea.com)의 김용회 사장(34)은 뜻밖에 느긋하다. "늦어도 금년말께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느니 "내년에는 틀림없이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여느 닷컴 CEO(최고경영자)들과는 사뭇 다르다. 김 사장이 흑자전환 시점을 늦춰 잡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경기침체 국면이 예상외로 길어질 가능성이 있고 대규모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리아닷컴은 남들보다 2,3년 늦게 출발했다. 코리아닷컴의 목표인 '커뮤니케이션.커뮤니티.콘텐츠.커머스 등 4C를 결합한 포털 사이트'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그러나 김 사장은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어느 업체보다 콘텐츠 유료화를 먼저 시작했고 시스템이나 인프라 측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코리아닷컴은 조만간 국내 최고의 포털 사이트 자리를 꿰찰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서비스 개시 1주년을 맞은 후발업체 사장치고는 당돌하게 느껴질 정도다. 김 사장은 "출발은 늦었지만 코리아닷컴은 기존 포털과는 출발부터 다르다"고 얘기한다. 무엇보다 모기업 두루넷의 초고속통신망사업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했다. 충분한 시스템과 솔루션을 갖추고 나서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코리아닷컴은 지난 5월 두루넷에서 분사하면서 받은 투자자금을 대부분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에 쏟아부었다. 그래서 지금은 1백만명이 동시에 접속해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김 사장은 "현재 6백만명인 코리아닷컴 회원수를 2004년까지 2천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 "4C 서비스 통합이 끝나갈 무렵이면 우리나라 모든 네티즌에게 코리아닷컴은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 사장은 조직관리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분사하기 전까지 다소 딱딱하고 경직된 조직문화를 불과 4개월만에 유연하게 바꿔 놓았다. 시도때도없이 e메일도 날리고 말도 걸면서 사장과 대면하는 것 자체를 어색해 하던 1백20명 직원들의 마음의 벽을 헐어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두루넷에 입사, 인터넷업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지난 5월 분사와 함께 CEO 자리에 올랐다. 대형 포털 CEO 치고는 경력이 짧다. 그러나 보스턴컨설팅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인터넷과 인연을 맺어온 덕에 인터넷비즈니스에 관한한 남들에게 뒤질게 없다. 이런 경험이 있기에 닷컴 옥석가리기가 한창인 지금 자신감을 보이는지도 모른다. 김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MBA)를 나왔으며 TNT익스프레스와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93년부터 2000년까지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