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3개의 골프장을 비롯 14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골프재벌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이 내기 골프와 도박 혐의로 구속돼 충격을 주고 있다. 박 회장은 하도급업체나 납품업체의 대표 등 경제적인 약자들을 모아 "백두회"라는 골프 모임을 만들어 내기 골프를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내기골프를 칠 때면 기본적인 규칙조차 무시해왔다. 건장한 체격의 박회장은 핸디캡이 8정도인 싱글 골퍼로서의 실력을 바탕으로 한수 아래인 신안그룹 하청업체 대표들을 불러 내기 골프의 제물로 삼았다. 그러면서도 볼이 코스를 벗어나는 OB가 나면 골프공을 슬쩍 내려놓고 치거나 자신이 돈을 잃으면 다음홀에서 "더블(두배)"을 부르며 최고 10배나 판을 키워 결국에 돈을 따고 마는 수법을 써왔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런가하면 내기 골프자금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비싼이자로 돈을 빌려줘가며 내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가 "오래전부터 인지된 사건"이라고 밝혔듯이 박회장의 기행은 업계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입방아에 오르내려 왔다. 계열사 직원과 가족들을 골프장 제초작업에 동원할 정도로 상식밖의 지시를 내리기도 했고 골프장 캐디들과도 숱한 염문을 뿌려왔다고 그을 아는 지인들은 전하고 있다. 1941년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서 태어난 박회장은 13세때 서울로 상경해 막노동에서 부터 심부름,이발소 철근 도매업 등 안해본 일이 없을 만큼 억척스럽게 돈을 모았다. 신안종합건설을 모태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한 박회장은 지난 99년 이후 경기도 일대 골프장을 잇달아 건설하거나 인수하면서 골프재벌로 급부상했다. 현재 그가 소유한 골프장만도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리베라,광주 그린힐,안성 신안 등으로 홀수만도 총 72홀에 달한다. 공사중인 북제주군 애월읍의 27홀 규모의 제주 신안 CC를 합하면 그가 소유한 골프장은 1백홀에 육박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