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금고 업계가 '3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이른바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 D 등 일부금고의 연루의혹설이 제기되면서 '제2의 동방금고 사건'이 터지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사상초유의 저금리시대가 찾아오면서 자금운용에도 어려움을 겪는 금고업계는 이달말까지 지난해보다 2배나 인상된 예금보험료를 내도록 돼 있어 업계 안팎의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 제2의 동방금고사건 터지나 =지난해 동방(정현준).열린(진승현)금고 파문으로 예금인출사태까지 경험했던 금고업계는 이용호 게이트의 불똥이 금고업계로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P금고 K사장은 "지난해 열린.동방금고 파문으로 예금인출 사태가 일어나면서 해동.동아금고 등이 문을 닫았다"며 "만약 금고자금이 이용호씨에게 유입된 사실이 밝혀지고 업계 관련자가 처벌받으면 불안감을 느낀 예금주들이 돈을 빼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5천만원까지 예금에 대해선 정부가 원금과 이자를 보장해 주는 만큼 작년과 같은 최악의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돈 굴릴 데가 없다 =예금이 들어와도 돈 굴릴 데가 없다는게 금고업계의 내부 고민. 금고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1백25개 금고의 총 수신액은 19조1천2백83억원, 여신액은 14조6천3백93억원에 이른다. 금고들의 주수익원은 받은 예금을 대출해줘 남는 이자차이(예대마진). 그러나 지난 8월 한달 동안 대출부진으로 여신보다 수신이 4조4천8백90억원이나 더 많았다. 여신을 수신으로 나눈 예대비율은 올들어 76%대로 떨어졌다. 지난해까지 예대비율은 80%대에 이르렀다. "예대비율이 80%는 넘어야 각종비용을 빼고 일정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 제일금고 김명도 전무는 "부실채권이 두려워 기업들에 돈 빌려주기를 꺼리는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은행들이 금고의 영역이었던 소액신용대출영업을 강화하는 등 타 금융권과의 힘겨운 싸움이 금고의 어려움을 더해주고 있다. ◇ 예보료 부담도 커졌다 =신용금고들은 이달 말까지 예금보험공사에 연간 수신평균잔액의 0.3%에 해당하는 금액을 예금보험료로 내야 한다. 이는 작년(0.15%)보다 2배 인상된 것. 한솔금고는 이달말까지 40억원, 제일금고는 21억2천만원, 푸른금고는 9억6천만원을 예금보험공사에 납부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금고들이 적자경영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이같은 수준의 예보료를 내는 것은 무리"라고 반발하고 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