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이 뉴욕-워싱턴 테러공격 2개월전에 이미 이들에게 전달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고위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같은 전쟁위협은 파키스탄 정부에 의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정권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탈레반 정권은 빈 라덴 인도요구에 응하기를 거부했지만 이들이 전달받은 전쟁위협의 심각성이 빈 라덴으로 하여금 미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선제공격을 하게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신문은 말했다. 탈레반에 대한 경고는 지난 7월 중순 베를린의 한 호텔에서 미국, 러시아, 이란, 파키스탄의 전직 고위관리들이 참석한 가운데 4일간 열린 회의에서 나왔다고 신문은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난상토론"이라는 이름으로 3번째 열렸던 이날 회의는 각국 정부가 메시지를 전달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타진해보는 자유토론 장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참석자들은 이 지역에 대한 오랜 외교경험을 가진 전문가들로 현직은 물러났으나 자국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니아즈 나이크 전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미국 대표들은 탈레반이 조심하지 않고 또 파키스탄도 탈레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도움을 주지않을 경우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공개적인 군사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나는 파키스탄 정부에 이를 전달했고 파키스탄 정부는 외무부와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대사를 통해 탈레반에 통보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3명의 미국인은 전 파키스탄주재 미국대사 톰 사이먼스, 전 남아시아 담당 국무부 차관보 칼 "릭" 인더퍼스, 전 국무부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과장 리 콜드렌 등이었다고 신문은 말했다. 사이먼스 전 대사는 이번 공격이 지난 98년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의 크루즈 미사일 공격보다 성공적일 것으로 보는 이유를 묻자 "이번에는 모든 정보를 확보하고있어 빈 라덴을 놓치지 않을 자신이 있다. 아마도 헬기를 동원한 공중작전이 될 것이며 매우 근접한 거리에서의 비밀작전도 병행할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나이크 전장관은 전했다. 나이크 전 장관은 미국 대표들이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이같은 말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콜드렌 전 과장은 미국 정부가 탈레반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군사행동을 검토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내용의 논의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사이먼스 전 대사는 구체적인 작전내용에 대해서는 말한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당시 미국 정부의 입장이 강경하다는 느낌이며 군사행동이 먼 대안중 하나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더퍼스 전 차관보도 군사력 사용에 대한 제의는 없었으며 아프가니스탄 내전종식을 위한 포괄적 정치적 타결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부인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