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2:42
수정2006.04.02 02:43
미국이 테러를 응징하기 위해 곧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에서 이번 전쟁에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되고있다.
지난주 미국 뉴욕 및 워싱턴에서 사상 초유의 테러가 발생한 직후 독일에서는 무고한 인명을 빼앗아간 테러에 대한 분노와 어려움에 처한 미국을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전쟁을 통한 해결방식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 수도 베를린을 비롯, 함부르크, 뮌헨 등 20여개 도시에서 22일 반전 시위가 벌어졌으며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이번 전쟁에 반대하는 젊은이들의 토론이 열리고 있다.
반전여론 확산과 더불어 미국을 비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독일 정부는 테러 사태 이후 미국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혀왔으나 정치권 일부에서는 미국도 이번 사태의 원인제공자로서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옛 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민사당 함부르크 지부는 이번 사태 이후 제작한 홍보전단에서 "원인 없는 결과 없다"고 노골적으로 미국으로 비판하고 나섰으며 민사당 베를린 지부도 지구당대회에서 미국의 전쟁위협과 패권주의적인 정책을 성토했다.
또한 민사당 지도부는 테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전쟁을 통해서 보다는 테러에 동조하는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테러에 동조하는 마음은 미국이 독재정권을 지원하고 많은 제 3세계 민중들을 가난에 빠트린 것에서 연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독일 개신교의 한 목사는 이번 테러는 힘 없는 자가 수 많은 사람을 죽인 거대한 국가에 대항하는 "정당한 투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극단적인 발언은 많은 반발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독일내에서 미국에 대한 비판 여론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독일에서 반전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독일인 스스로가 전쟁을 통해 자신들이 또 다른 테러의 위협에 노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독일 당국은 독일에 30개의 이슬람 테러단체의 세포조직과 약 100명의 이슬람계 테러리스트들이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언제든지 테러에 동원될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테러 보복전쟁을 시작할 경우 독일내에서도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토 쉴리 내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테러 공격에 이은 2차 공격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보안조치 강화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