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사건을 저지른 범인들이 4대의 여객기 가운데 덜레스국제공항에서 납치한 아메리칸항공 소속 여객기의 당초 목표는 백악관이나 의사당 건물이 아닌 국방부청사(펜타곤)였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항공 관리들이 아메리칸항공 77편이 펜타곤에 충돌하기 전 버지니아 북부 상공에서 급강하 회전하면서 완전한 원을 그린 레이더상의 비행 경로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주장했다. 레이더 기록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백악관이나 의사당 건물 인근의 비행 통제구역에 접근조차 하지 않았으며, 백악관과 15㎞ 떨어진 상공에서 경로를 벗어났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사건 당시 납치된 여객기가 백악관을 향하고 있다는 말을 연방항공청으로부터 전해들은 보안 요원들이 자신을 지하 상황실로 급히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일부 미국 의원들도 이 여객기가 백악관 또는 의사당 건물을 목표로 삼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객기 납치범들이 과연 어느 건물을 목표로 삼았는지 정확히 알수 없으나, 레이더에 나타난 비행 경로로 미뤄볼 때 펜타곤을 목표로 했으며, 기술적으로 테러를 감행했다고 관리들은 보고 있다. 한편 로버트 뮬러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 여객기 잔해에서 회수한 2개의 블랙박스 가운데 음성기록장치는 심하게 훼손돼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또 연방수사국이 테러를 저지른 여객기 납치범 가운데 2명과 자금 거래를 한 쿠웨이트 국적의 주류 판매원인 나빌 알마라브(34)를 시카고 인근에서 지난 19일 체포해 범행을 추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BI는 전국에 걸쳐 테러범들과 접촉한 자들을 탐문수사하는 과정에서 알마라브를 검거했다. 알마라브는 이번 테러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FBI는 추정하고 있다. 알마라브는 지난해 신년맞이 행사때 미국인과 이스라엘인들이 가득 들어찬 호텔을 폭파하려한 혐의로 체포돼 요르단에서 수감 중인 라에드 히자지라는 인물이 일했던 보스턴택시회사에서 택시 기사로 일한 적 있다고 FBI는 설명했다. 히자지는 빈 라덴의 추종자로 체포될 당시 테러 계획을 시인했으며,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빈 라덴 캠프에서 폭탄 제조술을 익혔다고 자백했었다. FBI는 이와 함께 전국의 크고 작은 은행에서 이번 테러사건에 연관된 혐의를 받고 있는 21명의 계좌 일부를 발견,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dpa.AP.AFP=연합뉴스)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