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디어그룹인 독일 베텔스만의 한국지사는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해리포터" 전질 1천세트를 팔았다. 전질 가격이 5만6천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기록이었다. 베텔스만은 북클럽 고객 중 해리포터 제1권을 구매한 고객에게만 e메일을 보냈고 이 전략은 들어맞았다. 마케팅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 또 미국의 보스톤은행은 상위 15% 고객이 은행수익의 85%를 창출한다는 점을 중시,VIP고객을 테니스 골프 요트 등 취향별로 그룹화해 모든 여가비용을 은행 부담으로 지급하고 있다. 베텔스만과 보스톤은행의 이같은 마케팅전략은 흔히 CRM(고객관계관리)으로 불린다. CRM은 특성과 취향,계층성향별로 고객을 분류,그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삶의 형태와 욕구가 다양해지고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개인화 세분화되고 있는게 현실이어서 마케팅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고객접촉채널이 다양하고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금융분야와 통신 유통 분야에서 CRM을 서둘러 구축하고 있다. 이에따라 CRM 업체들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앞으로 다가올 CRM 전성기에 대비,다양한 기술측면의 채비를 하고 있다. CRM은 크게 데이터웨어하우스(DW)를 기반으로 하는 분석CRM과 DW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전략을 수립하는 운영CRM으로 나뉜다. 최근엔 통합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분석CRM과 운영CRM이 결합된 기술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통합 움직임은 캠페인 관리 솔루션의 대두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위세아이텍 유니보스 한국NCR 브로드베이스등이 캠페인 관리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로커스.예스컴.한솔텔레콤 등 컴퓨터전화통합(CTI) 업체들이 자사 콜센터 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 위해 CRM분야로 잇달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영업중인 CRM업체는 1백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국내업체중에선 위세아이텍 콤텔시스템 유니보스 CC미디어 DMS랩 등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며 전자상거래업체였던 이네트도 CRM시장에 뛰어들었다. 외국업체로는 SAS코리아 한국IBM 시벨 카나 등이 강자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오라클, SAP 등 대형 ERP(전사적자원관리)업체들도 CRM 분야로 속속 진출,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는 등 CRM업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