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주역] "불황일수록 해외시장 개척" .. 박영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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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덕 < 박영덕화랑 대표 >
"미술계가 요즘처럼 극심한 불황을 겪는 때일 수록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봅니다.
단기적인 손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한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국내 상업화랑중 해외시장 개척의 선두주자인 박영덕화랑의 박영덕(45)대표는 "해외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여해 일정 궤도에 오르게 되면 미술의 특성상 가속도가 붙기 마련"이라고 강조한다.
국내 미술시장에서의 작품 판매가 "빈사상태"에 처하자 미술계에서는 요즘 박영덕화랑의 마케팅 전략이 새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화랑들은 내수 판매가 괜찮았던 지난10여년간 해외시장 진출에 등한시한데 반해 박영덕화랑은 화랑을 처음 개관한 지난 93년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 시카고 아트페어를 시작으로 초지일관 해외 아트페어 참가에 주력해 왔기 때문이다.
내수시장이 한계에 부닥쳤다는 점에서 박영덕화랑은 성공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박여숙화랑 국제화랑 등 일부 화랑도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해외 인지도면에선 박영덕화랑이 단연 앞서있다는 평이다.
박영덕화랑이 지금까지 해외 아트페어에서 판매한 한국작가 작품 수는 3백40여점.
금액으로 2백만달러에 달한다.
세계적인 인물이 돼버린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씨를 비롯해 김창렬 조성묵 황영성 이영학 함섭 안병석 김창영 박수룡 이정연 도윤희 정현숙 박현기 씨 등의 작품들이다.
그는 아트페어가 열리는 곳이면 세계 어디든 달려간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작품이 비교적 잘 팔리는 선진국은 물론 중동까지 진출했다.
99년에는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열린 사르자비엔날레에서 김창영씨가 회화부문 대상을,조성묵씨가 조각부문 금상을 각각 수상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물론 해외진출이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초기 3~4년동안에는 한 아트페어를 참가하는 데 비용이 7천만원 가량 드는데 팔리는 작품은 고작 1~2점에 불과했어요.
괜한 짓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더군요"
하지만 최근들어서 박영덕화랑은 아트페어당 평균 10여점씩 꾸준히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인지도도 높이고 고정 콜렉터들도 확보한 상태다.
"해외에 나가보면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변방국에 속하다보니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을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한국작가들의 작품성이 외국작가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확신합니다.
박영덕화랑이 그동안 거둔 성과가 이를 증명한다고 봅니다"
공을 들여 개성있는 작품을 만들려는 작가들의 노력과 이를 해외시장에서 뒷받침해주는 상업화랑들의 의지가 곁들이면 해외진출도 결코 어려운 작업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미술시장의 전망도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은 셈이다.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