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들어 한때 1,300원대로 진입키도 했던 환율이 1,298원선으로 흘러내렸다. 달러/엔 환율의 급등이 자극한 1,300원대는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부담스런 레벨 인식에 따른 물량 출회와 달러/엔의 급등세 진정으로 이날중으로는 안착이 어려울 전망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환율이 1,298원선에서 안정적인 흐름으로 보이지만 시장 불안감은 여전히 수면 아래 상존한 채 폭풍 전야의 양상을 띠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날 개장 예정인 뉴욕 증시 재개장에 따른 파장이 어떻게 불똥을 튀게 될 것인지 주판을 튕기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36분 현재 전날보다 2.50원 오른 1,298.80원을 기록중이다. 오전 마감가보다 3.30원 오른 1,30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300.50원까지 올라선 뒤 레벨에 대한 경계감과 차익실현 매물로 추가 상승이 막혔다. 장중 1,300원을 넘어서기는 지난달 1일 1,301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 이후 환율은 대체로 1,299원선을 거닐다가 범위를 소폭 낮춰 1,298원선에서 흐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17.66엔이다. 일본은행(BOJ)의 직접 개입 확인에 따라 118엔대를 넘나들었던 급등세는 진정이 됐으나 추가적인 '달러 약세-엔 강세'의 흐름이 급박하게 전개될 경우 언제든 재개입을 단행하겠다는 의사가 표명된 상태다. 이날 장중 1,108원선까지 올랐던 엔/원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103원선으로 오름폭을 내렸다. 역외세력은 꾸준히 달러 매수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으며 업체들은 1,300원대에서 물량을 내놓음으로써 환율의 추가 상승을 막는 역할을 했다. 이날 주가도 환율 상승의 자극제로 작용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금요일보다 13.53포인트, 2.81% 내린 468.76으로 마감했다. 또 외국인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사흘만에 주식순매도에 치중, 거래소에서 133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3억원의 순매수.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밀리니까 상승폭을 조금씩 덜어내고 있다"며 "매도세력이 없는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에서 심리적 동요를 조장한데다 언론에서 전쟁에 대한 과격한 불안심리를 강조한 것이 시장을 패닉상태로 몰고 갔다"며 "등락폭은 크지 않았다고 하지만 심리적 동요를 가장 많이 표출한 것이 우리 외환시장"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