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아프가니스탄은 험한 지형과 주민들의 보복 등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정복하기 어려운 나라였으며 그래서 침략군의 무덤으로 불려왔다고 더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금까지 무굴제국 몽골제국 영국 러시아 등이 이 나라의 전사 부족들을 정복하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알렉산더 대왕이 한때 이 나라를 정복하는데 성공했으나 2천년 이상 전의 일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높은 산들과 넘기 어려운 산맥, 나쁜 날씨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은 아시아의 중심에서 완충지대가 됐고 이 때문에 외부 제국주의 열강들의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정복을 시도했던 나라들은 곧 그 전략의 어리석음을 알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심지어 이슬람이 아프간의 산악지대에 진입했을 때도 부족들은 외부 지배에 굴하지 않았다. 지난 79년 집권한 바브라크 카말 정부가 소련을 불러들임으로써 또 한차례 피비린내나는 정복전쟁이 벌어졌다. 결국 79년 발을 들여놓은 소련은 지난 88년 제네바에서 평화조약을 체결할 때까지 5만명의 병력을 잃고 돌아갔다. 아프가니스탄의 높은 산악지대가 그들의 무덤이 된 것이다. 한편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놀란 서방진영은 직접 개입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했고 미 중앙정보국(CIA)이 즉각 나서서 바주카포 로켓포 견착식 스팅어 미사일 대포 탄약 등 모두 21억7천만파운드(4조3천4백억원) 상당에 이르는 무기를 제공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