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위축의 여파로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벤처기업의 취업문도 좁아지고 있다. 중견기업의 경우 졸업대상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정기공채를 뒤로 미루거나 채용규모를 예년보다 20~30% 정도 줄이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은 예년처럼 수시모집 형태로 신입직원을 모집하지만 채용 직원수가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중견.중소.벤처기업으로의 취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영어나 중국어 등 외국어에 자신있거나 정보기술(IT)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춘 지원생은 문이 오히려 더 넓어졌다는게 업계 인사담당자들의 분석이다. 알짜배기 중견기업을 노려라=제지업체들은 올해도 정기공채를 실시한다. 한솔제지는 30명의 대졸자나 대졸예정자를 모집하는 것으로 비롯해 신호제지가 10~20명,신무림제지가 5명 정도를 뽑는다. 시기는 대체로 10~11월께다. 한솔제지 계열의 한솔파텍과 한솔포렘도 각각 15명,5명을 채용한다. 정광택 한솔제지 전무는 "특히 중국과 수출상담이 활발히 벌어지면서 중국어에 능통한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그룹 웅진과 샘표식품,국제상사등도 대학생 정기공채에 나선다. 웅진그룹의 경우 웅진닷컴 50명,웅진코웨이개발 50명,웅진식품 40명,기타 10명 등 모두 1백50명 정도를 뽑는다. 샘표식품은 소수이긴 하지만 마케팅 영업 재무 경영지원 등 전 분야에서 신입직원을 채용한다. 국제상사의 공채 규모는 15명선이며 시기는 11월께다. 금강고려화학 삼화페인트 경동보일러 귀뚜라미보일러 등은 정기공채를 실시하지 않는 대신 결원이 생길때마다 인터넷 공고 등을 통해 상시모집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은 수시모집을 눈여겨봐라=중소.벤처기업중 공채를 실시하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규모 공채를 할만큼 모집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무선결제 단말기 벤처기업인 원클릭테크놀로지가 공채를 하겠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14명의 연구인력을 공개채용한다. 하드웨어개발팀에 4명,소프트웨어개발팀에 10명을 신규채용해 배치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특히 금융관련 경험이 있는 연구개발진을 우선 채용할 예정이다. 로커스와 같은 IT벤처기업이나 디지털드림스튜디오와 같은 애니메이션 벤처기업등 대부분의 벤처기업은 수시 모집체제를 갖추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또 대졸예정자 등 신입직원보다는 경력직원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 벤처기업 사장은 "벤처로의 자금유입이 줄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입직원을 채용해 훈련시키는 것보다 경력직원을 뽑아 바로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 중소기업들도 공채를 실시하지 않지만 3D를 이겨낼 수 있는 젊은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능력발휘하는데는 중소.벤처기업이 더 유리=사실 중소.벤처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에 비해 고달프다. 급여가 많은 것도 아니고 직원들의 복리후생이 잘 돼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신의 능력을 펴는데 유리하다. 우선 조직이 비대하지 않아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의사결정권이 하부에 위양(委讓)돼 있는 경우가 많다. 입사한지 얼마 안된 직원이라도 팀장을 맡을 수 있으며 경영진과 스스럼없이 토론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자신이 몸담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이 탄탄대로 걸어 증권시장에 상장될 경우 스톡옵션으로 인한 상당한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벤처기업 관계자들은 "열린 조직에서 자신의 능력으로 회사를 같이 일궈나가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중소.벤처기업에 도전해 볼만하다"고 권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