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밋한 건 싫다,확실한 재료가 좋다" 재료가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매기(買氣)가 메뚜기처럼 옮겨 다니는 "메뚜기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경기회복이 불투명하고 해외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종합주가지수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시장 내부에선 "사자"세력이 메뚜기처럼 이 종목 저 종목을 활발하게 옮겨 다닌다. 지난 7월 하순 건설 은행 증권 등 "대중주"로부터 촉발된 순환매는 제약 제지주 등으로 옮겨가며 "풍차장세"를 펼쳤다. 그러나 대중주의 오름세는 한풀 꺾인데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면서 "밋밋한" 종목군 보다는 "그린벨트""누에그라""광우병"등 "눈에 띄는" 재료를 갖춘 개별종목으로 매수세가 달라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재에 목 말라 있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10일 연속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는 개인 중심의 장세가 지속되는 한 당분간 이같은 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메뚜기 장세'의 특성은 시세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확실한 재료가 좋아=데이 트레이더의 '대장주'인 하이닉스반도체는 이달 초 8백원대까지 추락했으나 저가 메리트와 채권단의 추가 지원 소식으로 5일 연속 급등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11일에는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채권단회의 지연으로 하한가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보다 확실한 재료가 있는 종목군으로 투자자의 매기가 옮겨 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날 일본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는 소식으로 대표적 '틈새 테마'인 광우병·구제역 수혜주들이 활개를 친 게 그 증거다. 동원수산 등 수산주와 하림 등 닭고기주,사료주 등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우전자는 무세제 세탁기 개발 재료로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한국형 비아그라인 '누에그라'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근화제약도 상한가에 올랐다. ◇밋밋한 건 싫어=지난 10일 대우자동차 매각 기대감으로 평화산업 대우차판매 쌍용차 삼립정공 등 대우차 관련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하루살이 테마'에 그쳤다. 부평공장의 현대차 위탁경영설 및 매각 무산설 등 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대우차판매는 물론 부품업체들까지 급락했다. 8년 만에 부활한 '자산주 테마' 역시 밋밋한 종목들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부산지역 토지의 그린벨트 해제라는 재료가 있는 성창기업만 5일째 상한가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추종세력'들은 약세로 반전됐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유동성 장세 기대감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낸 건설 은행 증권 등 '대중주'도 최근 장세에서 소외되고 있다. 가격 부담이 있는데다 기대감이 현실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추격 매수보다는 우량주의 길목 지키기=전문가들은 단발성 재료에 따라 널뛰기를 하는 종목은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쉽게 재료가치가 소멸되거나 시장 반응이 냉담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는 태평양 현대차 등 실적이 좋고 내재가치가 우량한 종목 가운데 최근 가격조정을 받고 하방경직성을 나타내는 종목의 길목을 지키는 게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