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의 10일 국무총리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이한동(李漢東) 총리 출석문제를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간에 설전이 벌어져 대치 끝에 한때 정회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야당 의원들은 "이 총리가 오락가락 행보 끝에 총리직에 잔류키로 한 데 대해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이 총리의 출석 및 증인채택을 요구했고, 여당 의원들은 "증인채택 문제는 이미 끝난 것",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맞섰다. 특히 야당의원들은 여소야대 정국에 고무된 듯 표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의원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 총리가 정치도의를 저버린데 대한 입장을 먼저 들어보자"며 "출석을 요구한다"고 이 총리 증인채택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의원은 "국무총리는 피감기관이 아니며 출석시킬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맞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간 10여분 정도 법리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자민련 안대륜(安大崙) 의원도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데 국민들도 알 권리가 있으므로 총리가 똑바로 서서 자기자신과 국민을 위해, 앞으로 정치적 지향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한-자공조'를 과시했다. 여야간 공방이 계속되자 박주천(朴柱千) 위원장은 서둘러 정회를 선언했으며 조정끝에 한나라당이 양보, 10여분만에 회의가 재개됐다. 이 총리를 둘러싼 냉랭한 기류는 국감 시작전에 있었던 이 총리와 국감 위원들간의 면담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총리는 일부 야당의원들에 대해서는 접견실 입구까지 나와 악수를 권하고 먼저 인사를 하는 등 '친절하게' 손님을 맞았으나 반응은 냉랭했다. 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 의원은 "자민련 소속으로 총리인준을 받았다가 이제 당적을 바꿨으니 새롭게 인준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선공에 나섰다. 이 총리는 "당문제는 내 의사와 관계없이 내린 결론"이라며 "오늘은 총리 비서실과 국무조정실에 대한 행정감사의 날이니까 행정위주로 말씀해달라"고 받았으나 자민련 안대륜 의원은 "오늘은 행정 얘기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의 공세가 계속되자 이 총리는 "개인적인 입장에서 한 말씀 드리겠다"며 총리직 잔류에 대해 "대통령께서 나에게 지금까지 하던 일 조금 더 해줘야겠다고 간곡하게 말씀해 그것을 거절하면 공인의 도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뜻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밝힌 뒤 "그외 어떤 특단의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의원은 "DJ(DJ-JP)공조는 끝났는데 'DH 공조'는 확고하냐"고 비꼬듯 말했고 이 총리는 이에대해 "'H'가 '한'이냐. DH공조가 뭔지 몰라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응수했다. 또 이 총리는 안대륜 의원이 "'돌쇠 이한동'이라는 별명을 아느냐"고 처신문제를 겨냥하자 "실질적으로 '돌쇠'임을 확인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받아쳤다. 한편 이 총리가 계속 수세에 몰리자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의원은 "고심끝에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며 "총리로서 소신과 결단이 확고해지기 바란다"고 이 총리를 지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