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4일 일반법인, 금융회사의 예금에 대해선 개인 고객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등 고객별 예금금리를 차등적용한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이 예금규모가 아니라 고객에 따라 금리를 달리 매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은은 그동안 동일하게 적용했던 예금금리(1년짜리 정기예금기준)를 이날부터 개인에겐 연 5.3%, 일반법인은 연 4.9%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또 금융회사가 맡기는 예금에 대해선 연 4.7%의 금리가 붙는다고 덧붙였다. 산은의 이같은 예금금리 차등화는 다른 은행의 금리 정책에도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 CD(양도성예금증서) 수익률, 산업금융채권 수익률 등 시장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낮게 형성돼 있는데다 여유자금이 많아 선별적인 수신정책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CD및 산금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예금 유치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다. 산은의 예금잔고(8월말현재 8조2천억원) 가운데 법인과 금융회사의 비중이 26%와 46%에 달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 여유자금이 풍부하고 예금금리 수준이 시장금리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거액의 법인 자금을 선뜻 받으려는 은행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개인과 법인에 대해 예금금리를 차등화하려는 곳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