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1:42
수정2006.04.02 01:44
산업화 노령화의 진전으로 척추를 다치는 안전사고가 늘면서 척추고정장치(spinal system)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병원관계자 및 업계전문가들에 따르면 척추와 관련한 수술은 매년 20%씩 증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척추고정장치를 공급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척추고정장치에 대한 수요는 대략 10조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시장인 셈이다.
산업자원부 평가에 의하면 한국은 이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솔고바이오메디칼(대표 김서곤)이 대표주자다.
이 회사는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해 오던 의료기기를 국산화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 등 세계시장을 제대로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척추고정장치가 수출역군 대열에 합류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척추고정장치 산업동향 =척추고정장치는 척추에 골절 및 병리학적인 질병이 생겨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때 치유를 위해 쓰이는 척추교정용 제품을 말한다.
척추고정장치는 나사(pedicle screw) 로드(막대) 너트 등으로 구성된다.
언뜻 보면 별다른 기술이 필요치 않을 것 같지 않은 분야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인체에 쓰이는 제품이다보니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티타늄 합금 형태의 척추고정장치는 15여년전에 등장했는데 그동안 미국의 스트라이커, 소파머-다넥, 듀피, 스위스의 신세스 등이 주로 공급해 왔다.
한국의 솔고바이오메디칼은 작년 3월부터 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시장의 경우도 스트라이커 등 외국제품이 시장을 휩쓸다시피 했다.
97년만 해도 소파머-다넥의 제품이 41%, 스트라이커는 33%를 차지할 정도였다.
그러나 작년부터 사정이 달라져 올해의 경우 스트라이커 38%, 솔고바이오메디칼 29% 등으로 시장점유율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의료기기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가히 혁신적이라 할 만하다.
이에 고무돼 국내에선 후발주자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BK메디칼, U&I, 태연메디칼, 화평 등 30여개 업체가 40여개 제품을 최근 내놓았으며 대기업인 삼성테크윈도 이달중 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향후 산업전망 =솔고바이오메디칼의 박상수 선임연구원은 "종전에는 척추암 등 질병에 의한 것이 많았지만 요즘은 안전사고로 척추를 다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척추고정장치에 대한 수요가 연간 20%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국의 척추고정장치 시장은 올해 7백억~8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등 북미지역은 3조원, 유럽은 2조4천억원, 일본은 1조2천억원 가량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의 경우 이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단계여서 10년 안에 북미시장에 버금가는 시장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척추고정장치 분야의 경우 초기진입비용이 다소 많이 들긴 하지만 일단 시장진출에 성공할 경우엔 부가가치가 꽤 높은 것도 사실이다.
척추고정장치는 국내 병원에서 2백77만원에 팔리고 있다.
외국제품은 6백~8백달러의 가격으로 수입되고 있다.
그런 만큼 국내업체들은 제품 국산화 및 해외시장 공략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에선 의료보험가격에 대한 인하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선 우수한 품질도 필요하지만 가격경쟁력을 갖추는게 필수조건인 셈이다.
해외수출을 위해선 무엇보다 미국 FDA(식품의약청)으로부터 승인을 받는게 중요하다.
솔고바이오메디칼은 올해중 FDA로부터 승인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