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을 3강체제로 개편하기 위한 정부의 '비대칭 규제'방안이 통신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3일부터 잇따라 열리는 IMT 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을 주제로 한 세미나와 워크숍에서 비대칭 규제방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동통신 2,3위사업자인 KTF,LG텔레콤은 후발업체 자립을 위해선 선후발업체간 비대칭규제(차등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이미 차등규제가 실시되고 있다며 또다른 특혜라고 맞서고 있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되고 있다. ◇가시화될 정부 입장=정통부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IMT 2000 사업 전략을 위한 국제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 워크숍에는 IMT 2000 정책을 총괄하는 석호익 지원국장과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업계의 주요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에서 정보통신정책학회 주최로 '제2회 정보통신발전을 위한 세미나'가 열린다. 양승택 정통부 장관은 '새로운 통신시장 구조와 향후 정책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워크숍과 세미나를 통해 비대칭 규제 구상의 일단을 내비칠 것으로 전망된다. ◇평행선달리는 업체들=이통사업자들은 벌써부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LG텔레콤은 최근 비대칭규제에 관한 입장을 발표,"SK텔레콤은 각종 정책적인 배려를 통해 선발사업자로서 경쟁력을 갖춰온데 반해 후발사업자인 LG텔레콤은 자력으로 생존기반을 갖추기 어렵다"며 "시장점유율 규제와 주파수 총량제 도입등 선발사업자에 대한 차별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SK텔레콤은 "선발사업자에 대한 요금규제,접속료규제 등으로 이미 차별규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차별규제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장점유율 규제여부는 특히 양측간 첨예한 논쟁 대상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후발 제3사업자(LG텔레콤)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최소한 가입자기준 25%,매출액기준으로는 20%정도의 시장점유율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SK텔레콤측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회원국중 3사 경쟁체제 국가의 3위 사업자 시장점유율은 평균 14%인데 반해 국내는 16%로 LG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수준"이라며 "비대칭 규제는 LG에 대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판매와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SK텔레콤을 제한하는 제도적장치 도입 여부도 쟁점이다. KTF 관계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판촉활동에 나설 경우 비유력사업자의 설땅이 없어진다"며 "이를 막을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경쟁수단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인위적으로 막자는 것으로 소비자 희생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