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장기파업으로 태광산업 울산 화섬공장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파업이 80일째 지속되면서 프로필렌과 폴리에스테르 원료인 AN PTA 등 석유화학 공장 조업이 덩달아 중단되면서 부산.구미공장 등 12개 공장과 6개 계열사의 종업원 8천여명이 일손을 놓았다. 태광산업은 30일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지난 28일까지 하루 47억원씩 총 3천6백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거래처들도 하나 둘 등을 돌릴 조짐이고 하청업체의 부도도 잇따를 것으로 보여 손실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태광산업의 노사간 갈등이 표면화 된 것은 지난 6월이다. 회사측은 당시 원가절감 등을위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정리해고를 준비했고 노조는 이에 반대,협상이 이뤄지지 않자 결국 파업에 들어갔다. 노사는 이후 여러차례 협상을 거쳐 지난 27일 정리해고 계획 유보 9월3일부터 조업복귀 고소.고발 취하 징계 최소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자 회사측은 지난 28일 4백12명의 울산공장 노조원과 계열 회사인 대한화섬 노조원에 대해 정리해고를 공식 통보했다. 이에 노동조합측은 공장을 점거한채 회사 직원의 출입을 막으며 강력 반발,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노조의 한 간부는 "조정정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파업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회사측이 사전 예고없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데 가만히 두고 볼 노동자가 어디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대해 회사측은 "회사가 29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주고 최대 5백7명까지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했지만 노조측은 "해고 불가" 방침만 고집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불법파업이 명백한데도 공권력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노사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처방안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부가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