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4일자) 하이닉스 지원책 확실한 매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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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의 주요 채권은행들이 내놓은 출자전환을 핵심으로 한 하이닉스 회생방안은 제대로 실천에 옮겨질 경우 지금까지의 어떤 지원책보다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6개 주요 채권은행들은 지난 22일의 회합에서 3조원의 출자전환을 포함한 5조원 이상의 채무재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금명간 채권금융기관의 의견을 모아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한다.
그간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장애물 하나가 해결의 가닥을 잡게 됐다는 것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하이닉스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몰려있는 회사채만기 상환부담을 덜고 출자전환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장기시설투자를 위한 신규자금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이번 지원안은 이 세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종합처방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평가된다.
출자전환이 이루어지면 하이닉스의 부채는 8조원,자본금은 9조원이 돼 전문가들이 하이닉스의 회생에 필수적이라고 지적해온 '부채비율 1백% 수준'을 충족시키는 셈이 된다.
또 지금까지의 회생방안에는 장기시설투자가 감안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산업은행이 신규자금 3천억원을 지원키로 한 것은 채권단의 하이닉스 회생의지를 확인케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안이 실현되려면 걸림돌도 만만치않을 것으로 보인다.우선 출자전환은 시가로 한다는 원칙이나 현 주가의 두배를 내고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에 참여했던 외국인투자자나 소액주주의 설득이 쉽지않을 것이다. 또 미국의 방해공작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문제도 간단치 않다.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한국 산자부에 하이닉스 금융지원을 경고하는 강경서한을 보냈고 마이크론사는 하이닉스반도체 제품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를 요청했다고 한다.
한국 반도체산업에 대한 미국의 음해공작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출자전환 문제는 자칫 한·미간 무역분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충분한 외교적 설득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다소의 무리가 있다 해도 하이닉스 회생안은 재무구조와 현금흐름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고서는 의미가 없다.
지엽적인 문제로 시간을 끌면 끌수록 회생은 어려워지고 국가경제에 주는 상처는 그만큼 더 커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일단 살리기로 했으면 시장에 믿음을 줄만큼 확실하고 신속하게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