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중소기업의 逆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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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국제자유도시인 제주도의 중문단지.이 관광단지에서 요즘 신흥명소로 뜨고 있는 곳이 있다.
'테디 베어 뮤지엄'이라는 사설(私設) 곰인형 박물관이다.
테디 베어란 곰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제26대)의 애칭에서 유래한 것으로 봉제 곰인형을 일컫는 보통명사다.
이 뮤지엄은 서울에 있는 봉제완구 회사인 제이에스가 중소기업으로서는 벅찬 1백50억원을 들여 지난 4월에 문을 열었다.
제주도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곰인형 박물관이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하르방 박물관이라면 몰라도 곰인형 박물관이라니…'라고 의아해 하면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곰인형 박물관의 자체 통계에 따르면 문을 연 지 3개월만에 방문객수는 6만명선을 넘어섰다.
특히 일본과 중국 등 외국 관광객이 1만명이나 된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박물관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는 기념품 판매장에서는 제이에스의 봉제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일본 관광객들이 수십만원이나 호가하는 곰인형을 몇 개씩 사들고 가는 것도 어렵지 않게 목격된다.
이처럼 곰인형 박물관이 히트를 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외국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제주도 입장에서는 좋은 벤치마킹 대상을 찾은 셈이다.
비결은 이 뮤지엄의 디스플레이가 세계 정상급이라는 평판에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역발상'이다.
곰인형 박물관은 '문화유적'이나 '특산물'로 관광상품 리스트를 채우는 고정관념을 벗어 던짐으로써 탄생할 수 있었다.
소비자의 마음만 끌 수 있다면 무엇이든 히트 관광상품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다는 '관광 실용주의'를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에서는 얼마전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플랜을 내놓았다.
영어공용화 등 일부 정책에 대해선 갑론을박했다.
제주도 발전방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테디 베어 뮤지엄을 찾아가 볼 만하다.
제주=김미리 벤처중기부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