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려 논란이 되고 있는 조선시대 화가 안견(1418∼?)의 '고잔도장축도(古棧道長軸圖)'가 8일 서울 경운동 수운회관 501호에서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고잔도장축도'는 당 현종이 '안녹산의 난'(755년)을 피해 험난한 산길로 이동하는 모습을 비단에 그린 두루마리 작품. 세로 25.5㎝,가로 2백19㎝의 대작이다. 이날 전시회에서는 '고잔도장축도' 원본과 부분별 확대사진,원본 자외선 촬영사진,각종 인장과 제발(題跋·책의 첫머리나 끝부분에 본문과 관련해 적은 글)의 비교 자료 등이 함께 공개됐다. 특히 작품의 자외선 촬영 결과 나타난 '池谷(지곡·안견의 호)'등의 낙관이 진짜임을 확인하는 한국전각학회의 감정서도 함께 전시됐다. '고잔도장축도'를 공개한 사람은 이 작품이 진품이라고 주장해온 이건환 안견연구회 회장과 소장자 이원기씨. 이 회장은 "한국전각학회의 감정 결과 작품이 진적이라는 주장이 더 힘을 얻게 됐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이 작품의 진위가 엄정하게 가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 등은 이 작품이 진품이며 일본 텐리대학에 있는 '몽유도원도'보다 크고 제작연대(1441년)도 6년 앞선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작품에 찍힌 인장이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해온 안휘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가 어떤 견해를 밝힐지 주목된다. 안 교수는 "안견의 진짜 작품은 일본 텐리대학에 있는 '몽유도원도'밖에 없다"고 주장,학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다. 때문에 이 작품이 진품으로 확인되면 그동안의 정설이 깨지게 돼 파란이 예상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