景氣악화 "콜금리 내려야" 인플레 우려 "동결 바람직" .. 9일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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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를 또 내릴 것인가 말 것인가"
8월중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9일 열린다.
이번 금통위의 초점은 콜금리를 추가 인하할지 여부.
한은은 지난 7월초 콜금리를 연 5.0%에서 4.75%로 내렸다.
그러나 경기는 살아날 기미가 안보인다.
때문에 한은이 콜금리를 한번 더 내려 더 이상의 경기 하강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콜금리 인하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게 근거다.
더구나 금리인하는 부동산 값을 부추겨 거품만 부풀린다는 주장이 많다.
이번에도 금통위원들간에 격론이 일 것으로 보인다.
◇ 추가 인하론 =급속히 악화되는 경기가 주된 배경이다.
지난 6월중 산업생산은 32개월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수출은 20%나 줄어 사상 최악의 기록이다.
더구나 8,9월에도 수출이 회복될 기미는 없다.
반면 물가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
7월중 소비자 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0% 올랐지만 전달에 비해선 0.2% 오르는데 그쳤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물가보다 경기 활성화가 더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한은이 콜금리를 더 내려주길 희망하는 목소리다.
게다가 한은도 지난달 콜금리 인하 이후 자금시장이 선순환 조짐을 보인다고 강조해 추가 인하론에 힘을 싣고 있다.
정규영 한은 정책기획국장은 "콜금리 인하 이후 은행의 대출과 유가증권 투자 등 민간 신용이 크게 늘었고 회사채 시장도 되살아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소비의 진작은 6개월∼1년쯤의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인하 반대론 =콜금리 인하에 대한 반론도 거세다.
금리인하가 실물경제에 별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논거에서다.
지난달의 콜금리 인하 뒤 시장 금리가 내려간 것은 사실이지만 시중의 돈은 기업 투자 등 실물로 흐르는게 아니라 금융권에서만 맴돌고 있다는 주장이다.
주가 상승 효과도 없었다.
정운찬 서울대 교수는 "미국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선 돈을 아무리 풀어도 기업 투자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풀린 돈은 결국 부동산으로 몰려 인플레만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학계에선 돈을 풀어도 투자와 소비가 크게 늘지 않는 '유동성 함정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은으로선 부담스런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전철환 한은 총재도 지난달 말엔 "최근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므로 인플레 기대심리의 유발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콜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서 한 발 후퇴하는 인상이었다.
때문에 일부에선 '9월 인하론'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준일 거시경제팀장은 "금리인하가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므로 콜금리 인하는 물가 안정을 좀더 확인한 뒤 9월께 결정하는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