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지난 70년 창업 첫해를 제외하곤 30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초우량 기업이다. TV와 PC모니터용 브라운관 소재인 CRT 시장에서 지난해말 기준 21%의 시장점유율(M/S)로 세계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극심한 PC경기 침체로 전기전자업종내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익이 크게 줄어든 올 상반기에도 전년보다 4% 이상 증가한 2천8백4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특히 PDP(벽걸이TV용 모니터), 유기 EL(핸드폰 동영상 모니터) 등과 같은 첨단 디스플레이 소재의 매출 확대를 통해 향후 5년간 연평균 19%의 고성장을 추구하는 등 "성장주"로의 자리매김도 적극 모색중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성 제고 =올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평면TV용 CRT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매출비중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평면 TV용 CRT의 매출비중은 지난해말 8%에서 올 상반기 18%로 늘어난데 이어 올 연말에는 30%까지로 증가할 전망이다. 불량률 제로를 지향하는 6시그마 캠페인과 SAP R3(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등을 통한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도 주효했다. 회사 관계자는 "98년에는 30개 라인에서 4천만개를 생산했으나 99년에는 4천8백만개, 지난해에는 5천4백만개로 늘어나는 등 생산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쓰기 전에 3번 생각하고 물품 구입시에는 30% 싸게 사며 구입후에는 효율을 3백% 향상시키자"는 "3.3.3 운동"은 이 회사의 기업 모토중 하나인 "극한 원가 실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와함께 중국 말레이시아 독일 헝가리 브라질 멕시코 등 6개 현지법인이 모두 흑자로 돌아선 것도 이익증대에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익이 증가하는 만큼 차입금 상환도 원활하게 이뤄져 지난해말 72.5%였던 부채비율이 52.9%(6월말 기준)로 낮아졌다. 발전적 구조개혁으로 고성장 추구 =삼성SDI의 당면 과제는 사업 구조조정이다. 현재 TV용 모니터인 CPT와 PC 모니터인 CDT, 핸드폰 디스플레이인 STN 등으로 이뤄져 있는 사업구조를 PDP, 유기 EL, 2차전지 등 첨단 제품 위주로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회사측은 현재 매출의 70%를 웃돌고 있는 CRT부문(CPT와 CDT)의 비중을 오는 2005년까지 40%로 줄이는 대신 PDP 유기EL 2차전지등 "non-CRT" 부문의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특히 첨단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해 12월 일본 NEC와 유기EL 분야에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또 PDP 부문에서도 대만 에이서와 납품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세계 최저가의 양산 능력을 갖추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강진경 삼성SDI 재무담당 상무는 "첨단 디스플레이와 2차 전지 등의 매출 확대를 통해 향후 5년간 연평균 19%의 성장을 이뤄낸다는 목표"라며 "원가절감과 중국 등 해외 생산거점의 활용을 극대화해 ROE(자기자본대비 이익률) 역시 매년 20% 이상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주중시 경영 =삼성SDI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중간배당을 실시키로 한 국내 7개 기업중 하나다. 배당률 역시 지난해 40%에 이르고 있으며 이익금 대비 배당총지급액을 나타내는 배당성향도 17%에 달한다. 회사측은 올해에는 40% 이상의 배당률을 검토하고 있다. 배당성향 역시 매년 15% 이상을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최근 주주들에게 기업 정보를 신속히 전달하기 위해 핵심주주 3백명에 대한 DB시스템을 구축했다. 경영상 주요 사안에 대해 DB가 구축된 주주들에게 동시다발로 이메일을 보내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또 외국인 지분율이 40%를 넘어서는 등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대되는데 맞춰 해외 IR도 지난해 10회에서 올해는 15회로 늘릴 계획이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