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다이어트 경영'] 死活건 감량경영 .. '실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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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정보기술) 업체들의 축소 경영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수익을 내는 회사마저 불투명한 경기 상황에 대비,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대대적인 비용 줄이기에 나서는 등 긴축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대로 가다간 경기 회복에 대한 일말의 기대마저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
투자 축소가 매출 감소와 수익성 저하로 연결되고 다시 투자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다.
IT 산업은 특히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 전체 경기도 어렵게 된다.
"향후 IT 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디지털TV나 IMT-2000 등이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어 침체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권혁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는 주장도 제기된다.
주요 부문별로 IT 경기 현황과 전망을 점검해 본다.
◇ 반도체.LCD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올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가 1천8백8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무려 1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반도체장비협회도 올 장비시장이 3백10억달러로 작년보다 35% 격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이같은 부정적인 전망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데 있다.
삼성전자 서정욱 과장은 "반도체 가격이 4.4분기중 정상 가격을 회복할 것이라는 일부 기대가 있지만 현재로선 내년 시장 상황도 긍정적으로 보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달리 LCD(액정화면)는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확대로 올 시장규모가 지난해보다 37% 정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지난해까지 고성장을 해왔지만 올들어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올해 30% 이상 고성장이 예상됐던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상반기 10%에 그쳤고 시스템통합(SI) 분야는 한자릿수를 기록했다.
PC는 상반기 국내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들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이에 따라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현주컴퓨터 등 컴퓨터업체들은 상반기 실적이 나오는 오는 8월초부터 하반기 사업전략을 다시 세울 예정이다.
세계 PC시장도 올해 4억9천만대로 작년보다 2.2%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 2.4분기엔 1986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 인터넷 =닷컴 버블 붕괴가 가속화되면서 대부분 업체들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상당수 업체들이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자금줄마저 끊겨 도산 일보 직전으로 내몰려 있다.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사이트를 폐쇄하는 곳이 부지기수다.
다만 다음 인터파크 네오위즈 옥션 등 극히 일부 선발업체들만 선전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가종현 라이코스코리아 사장은 "기술력이 뛰어난 곳마저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경기 전반이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닷컴기업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 휴대폰 및 통신장비 =휴대폰 업체들은 상반기 내수가 다소 부진했지만 수출 호조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휴대폰에서만 상반기 4천억원 이상의 이익을 남겼으며 중견 단말기 생산업체들도 매출이 작년 동기에 비해 평균 30∼50% 증가했다.
하지만 하반기 전망은 그렇게 밝지가 않다.
내수가 여전히 좋지 않은데다 해외 시장마저 급격한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조진호 부장은 "정부가 단말기 보조금 금지조치를 풀지 않기로 방침을 거듭 밝힘에 따라 사실상 내수시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이에 따라 특히 단말기 부품업체들의 경우 극심한 경영난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IT부 kedd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