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美 경기부진과 '음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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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유난히 음모설을 좋아한다.
그래서 음모설을 소재로 한 영화나 TV드라마도 많다.
대표적인 게 'X파일'.
미국 정부가 외계인의 존재에 관한 증거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감추고 있다는 얘기를 배경으로 하는 TV드라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사건과 관련해서는 셀수도 없을 만큼 많은 음모설이 따라다닌다.
최근에는 박찬호 선수가 음모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한국 선수론 사상 처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한 그가 던진 첫 공이 은퇴를 앞두고 있는 칼 립켄 주니어의 홈런으로 이어진 것을 두고 말한다.
메이저리그 사상 최다 연속경기 출장기록을 갖고 있는 립켄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메이저리그가 만든 각본이라는 수군거림이다.
경제분야에서도 음모설은 예외가 아니다.
최근 월가에는 향후 미국경제 전망을 이같은 음모설에 근거해 예측하는 시나리오가 흘러다녀 눈길을 끈다.
이 음모설의 중심에는 방위산업업체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있다.
골자는 다음과 같다.
"지난해 대통령선거때 방산업체들은 부시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했다.
결국 부시는 당선됐고 미사일방어(MD)체제구축 등을 통해 방산업체에 보답하려 한다.
그러나 제품 사이클이 긴 방산업체들이 부시에 투자한 것을 충분히 건지려면 4년으론 부족하다.
최소한 8년은 돼야 한다.
따라서 이들은 부시의 재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재선에 성공하려면 지금은 경제가 나쁜게 좋다.
2004년말 선거를 앞두고 경제가 좋아져야 승산이 높다.
선거 전에 경기가 나빠지면서 무명인 클린턴에게 패했던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큰 교훈이다.
때문에 각종 경기부양정책은 빨라야 내후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다.
지금 그렇게 어렵지 않은 기업들까지 엄살을 부리면서 감원에 나서는 것은 이런 거대한 음모를 충분히 이해하고 동참하는 것이다"
이 각본대로라면 미국 경기는 빨라야 내년말부터나 회복되게 된다.
문제는 많은 미국인들은 이같은 시나리오에 고개를 끄덕인다는 점이다.
적어도 경기회복 시점은 그럴듯 하다는 분석이다.
미국경제를 낙관만 하기에는 정말 변수가 너무 많은 것 같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