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도 경쟁력있는 특수복전문업체 많이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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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표준화기구 지그프리트 아스만 위원 ]
"같은 회사 직원인데도 공장근로자라고 해서 사무직근로자에 비해 더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특수복 관련 국제표준 제정에 독일측 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지그프리트 아스만(60) 국제표준화기구(ISO)위원은 "유럽에서 공장을 운영하려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엄격한 기준의 작업복을 입혀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의 방열복 국가규격 제정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는 그는 한국의 특수복 제작업체들에 유럽의 기술규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아스만 위원은 "한국도 대형사고가 적지 않이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간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1차장비인 특수복에 대한 기준이 엄격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소방복이 방수만 될 뿐 열 차단 기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유럽연합(EU)은 1989년 용접복 소방복 방화장갑 등 특수복과 관련한 유럽규격(EN)을 제정했고 생산자나 구매자(공장 운영기업)에게 이를 지키도록 의무화했다.
아스만 위원은 "모든 특수복이 반드시 테스트를 거치도록 해 안전성을 검증받고 있다"며 "이 영향으로 특수복 제작업체들이 품목수를 크게 줄이는 대신 안전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규격에서 제시하는 기준은 최소한의 요건"이라며 "국가마다 기후 등 자연환경이 다른 점을 감안한 국가규격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에서 이같은 기준을 어긴 게 들통나면 최고경영자(CEO)에게 벌금이나 구속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더욱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게 되면서 근로자들의 생산성도 올라갔다고 그는 덧붙였다.
아스만 위원은 "특히 인명을 구조하는 소방관들의 생명 역시 소중하다"며 "이들이 입는 소방복은 방수는 물론 방열 등 생명보호를 위한 여러 기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50여년간 특수복을 만들어온 알비트사의 전무이기도 한 그는 "유럽에서는 특수복 시장을 전문업체들이 주도한다"며 "한국에서도 경쟁력 있는 특수복 전문업체들이 많이 나와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