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오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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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위를 향했다가 속도를 내지 못한 채 되밀리며 체력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단기 낙폭 과대로 기술적 반등 시점이 도래한 데다 뉴욕증시가 상승하면서 저가매수세도 유입됐다. 때마침 국제유가 하락과 일부 반도체가격 반등 시도 등 주변 여건도 미세하나마 우호적인 신호를 냈다.
하지만 전날 장 막판 종가관리 냄새를 짙게 풍기며 회복한 560선을 근근이 지키고 있을 뿐 반등은 제한적이다. 급락세를 저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반등탄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0일 증시는 주도주, 매수주체, 모멘텀 부재 현상이 지속되면서 좀더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전날 투매에 가까운 매도물량이 출회되면서 소폭 증가했던 거래량 추세 전환에는 실패했다.
상승종목이 500개를 넘고 있으나 매수 강도가 크지 않은 가운데 지수도 종목도 장초반 수준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증시를 움직일한 국내 요인을 찾기 힘들어 뉴욕증시만 쳐다보는 '뉴욕 바라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적극적으로 매매에 가담하기 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것을 권한다.
뉴욕증시에서 본격적인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변동성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약간의 수익률을 노리고 기술적 반등에 편승해 매수하기 보다는 반등시마다 현금비중을 확대하면서 조금 더 느긋하게 여름장세를 관전하라는 얘기다.
반도체, 통신 등 기술주에 대한 매수타이밍은 한템포 더 늦춰도 무방할 듯하고 가치주에 대한 신규 매수는 다소 부담스럽다. 은행, 증권 등 금융주나 무더위를 맞은 계절주, 개별재료보유주에 대한 접근도 단기에 국한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월요일 뉴욕증시는 사흘 하락에 따른 반발매수세에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우려로 투자 참여가 활발하지 않았고 강세는 소폭에 그쳤다.
장종료 후에는 세계 최대 광케이블업체 코닝의 실적경고와 프랑스 통신장비업체 알카텔의 2500명 감원 소식이 날아들어 경기와 기업실적 우려가 여전함을 드러냈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연구원은 "뉴욕증시 강세가 기술적 반등 수준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외국인이 매도 공세를 늦추지 않으면서 변동폭이 제한적"이라며 "그나마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고 있어 빠져도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반도체주가 살아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뉴욕도 서울도 기술적 반등으로 이해해야한다"며 "주중반부터 줄줄이 이어진 기업실적 발표와 그에 따른 반응을 확인하고 투자에 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종증권 김욱래 연구원은 "경기와 기업실적이 뚜렷한 신호를 내기전까진 약세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거래량 회복이 늦어지면 예상보다 침체 분위기가 오래갈 수 있으므로 섣부른 저가매수는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종합지수는 상승출발 뒤 전날 종가인 560을 사이에 둔 얕은 등락 속에 방향 설정을 모색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21분 현재 560.11로 전날보다 0.11포인트, 0.02% 상승했고 주가지수선물 9월물은 0.20포인트, 0.29% 빠진 69.30에 거래됐다.
상승종목수는 507개에 달하나 시가 비중이 높은 반도체, 통신관련주가 외국인 매도공세를 맞아 힘을 내지 못하며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외국인은 뉴욕증시 반등에 따라 매도규모를 줄이기는 했으나 여전히 매도우위를 이어가며 39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64억원을 순매도 하며 약세에 한표를 던졌다. 반면 개인은 장초반부터 줄곧 매수규모를 확대, 384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수가 346억원 유입되며 반등을 도왔다. 매도는 233억원 출회됐다. 옵션 만기를 이틀 앞두고 있어 시장베이시스 변동에 주목할 시점인 것으로 지적된다.
삼성전자는 장초반 반등세를 잇지 못하고 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고 SK텔레콤, 한국통신공사, 한국전력은 약세다. 포항제철이 이틀째 강세를 보이며 선방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기아차,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이 상승대열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등락 어느 쪽도 변동폭이 크지 않아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거래부진이 이어져 1억3,646만주, 5,996억원 어치만 손을 옮겼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