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2:45
수정2006.04.01 22:47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에서 지난해 보류 판정을 받은 전자부품업체 A사.이 회사 재무담당자인 K과장(34)은 "코스닥 등록을 다시 추진하면서 본질가치가 갑자기 올라가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이유는 단 한가지,금리 인하.본질가치 산정때 적용되는 자본환원율(향후 자본의 기회비용)이 올들어 29%나 떨어지면서 사업내용이 변한 게 없는 회사의 본질가치가 최근 몇 개월사이에 최고 20% 가까이 뛰어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본질가치를 근거로 해 정해지는 공모가는 겉으론 들어나지 않으면서 큰 폭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H증권사의 한 IPO(기업공개)담당자는 "최근 신규등록주의 주가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는 증시위축도 있지만 본질가치 급등에 따른 공모가 상승도 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본질가치 평가액 급등=기업 공개때 공모가 결정의 핵심이 되는 기업의 본질가치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각각 4대 6의 비율로 합산해서 나온다.
이중 최근 본질가치 상승을 이끄는 부문은 수익가치의 상승이다.
수익가치 상승때 적용되는 자본환원율이 지난해 말 12%에서 올들어 3차례에 걸친 인하로 3·4분기 현재 8.5%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자본환원율로 나누는 수익가치는 올들어 최고 40%까지 뛰었다.
자연히 수익가치의 비중인 60%인 본질가치는 24% 가량 높아졌다.
M증권 IPO팀장인 L씨(39)는 "최근의 공모가가 대부분 본질가치 이상으로 책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결과적으로 공모가가 단기 급등한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최근 공모가 낮추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 비롯되고 있다.
실제 최근 다반테크는 수요예측까지 끝난 상태에서 주간사와 공모가 수준에 이견을 보여 청약을 포기했다.
◇자본환원율이 왜 높아지나=유가증권 인수와 관련된 업무가 상당부분 증권업협회로 이전되면서 자본환원율 부분도 규정대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증권 인수업무에 관한 규칙에는 '자본환원율은 국민은행 등 5개 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의 최저 이율 평균치의 1.5배로 정한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는 금융감독원이 인수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 공모가 거품을 막기 위해 12%의 자본환원율을 고수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부터 분기별로 적용되는 자본환원율은 이에 따라 1분기 10.5%,2분기 9.5%에 이어 3분기엔 8.5%로 떨어진 상태다.
◇신규등록주 탄력 둔화=최근 신규등록주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은 본질가치 상승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3일 등록된 텔넷아이티와 이스턴테크놀로지가 이틀만에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또 나라엠앤디 인터스타 등은 시장조성에 들어간 상태다.
대우증권은 이같은 이유로 "지난해 본질가치가 정해진 올 1∼3월 등록업체의 본질가치 대비 주가는 4일 현재 1백9% 상승한 반면 올들어 본질가치가 산정된 4월 이후 등록종목의 주가는 88% 오르는 데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규등록 종목에 투자할때 이같은 본질가치에 대한 부문을 염두에 둬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