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동쪽의 작은 도시 지바현에 위치한 소니의 키사라즈 공장.지난해 소니의 67개 공장 가운데 최우수 공장으로 선정된 이 곳에서는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최첨단 제품들이 생산된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비롯해 바이오PC,DVD,PDA 등이 바로 이 공장에서 나온다. 소니는 지난주 한국기자들에게 키사라즈 공장을 공개했다. 기자는 이 공장에서 소니의 경쟁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공장은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느라 한창 변신중이었다.시장의 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대부분의 생산라인은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로 바뀌어 있었다. "플레이스테이션만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대량 생산하고 있다.다른 제품들은 셀숍(cell shop)이라 해서 10~20명의 직원들이 조를 이뤄 책임제로 제품을 만든다.주문량이 없는 셀숍의 직원들은 주문이 많은 다른 셀숍으로 자리를 옮겨 일한다" 아오이카 유키오 공장장(부사장)은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어 4년 전부터 셀숍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들이 여러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6개월마다 1주일 과정의 기능교실을 열고 있다"며 "직원들이 평균 3개의 제품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연 생산시스템은 플레이스테이션 라인에도 적용되고 있었다. 주문량이 많아 5개 라인은 외부 전문업체에 임대해 제품을 생산(아웃소싱)했다. 주문이 줄어들어 라인을 가동 중단하거나 다른 제품 생산용으로 돌려야할 경우에 대비해 업체와 1년 단위로 계약을 경신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키사라즈 공장은 이러한 노력 덕분에 고부가가치 제품을 집중 생산할 수 있어 매출액이 99년 2천억엔(2조원)에서 지난해 3천7백억엔(3조7천억원)으로 85% 늘었다. '네트워크 컴퍼니'를 지향하는 소니.하지만 생산에 관한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라인을 언제든지 잘라 내거나 다른 용도로 돌릴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노조 반대 등으로 구조조정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기업과 달리 소니는 조직 자체를 유연하게 만듦으로써 시장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도쿄=박주병 산업부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