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투자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춤했던 국내 게임업체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투자가 최근들어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다시 활기를 띄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예전의 "묻지마 투자"와는 달리 철저하게 개발사들의 콘텐츠와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한 안정성 중심의 투자라는 점이 과거와 큰 차이다. 3D(3차원) 온라인축구게임 "제로컵" 개발업체인 시노조익(대표 김성민)은 최근 KTB네트워크,LG벤처투자,산은캐피털 등으로부터 각각 5억원씩 총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 벤처캐피탈은 시노조익 주식을 주당 6천원씩 액면가(5백원)의 12배수에 투자했다. 현재 시범테스트용 게임개발을 완료한 시노조익은 이번 투자로 당초 예정대로 오는 8월께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시노조익이 이들 벤처투자사로부터 한꺼번에 자본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인 수익기반 덕분이다. 이 회사는 온라인게임 개발은 물론 게임포털사이트 "조이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기용 게임도 개발중이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내년 월드컵과 맞물려 제로컵이 특수를 누릴 가능성도 내다봤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 "헬브레스"의 제작사인 시멘텍도 최근 KTB로부터 14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모바일 게임개발업체에 대한 투자도 활기를 띄고 있다. 엠드림(대표 최종호)은 지난 1월 산은캐피털로부터 5억원의 자본을 유치한데 이어 이달초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3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회사 역시 게임개발 노하우와 국내외 게임을 혼합배급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투자리스크가 비교적 낮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또 일본의 브라우저개발사인 액세스가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EXE모바일(대표 강휘경)도 지난 4월 넥스트벤처로부터 6억원의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현재 싱가포르투자청 산하의 M커머스펀드로부터 20억원의 자본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PC게임 분야에선 지난 5월 게임배급사로 출범한 판타그램 인터랙티브(대표 이상윤)가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제일제당과 판타그램이 대주주로 참여한 이 회사는 지난 4월 KTB,드림디스커버리로부터 50억원 규모의 자본을 유치했으며 최근에는 미국계 캐피탈사와 거액의 투자유치 협상을 진행중이다. 벤처캐피탈의 게임업체 투자는 투자안정성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부업체로 몰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때문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드림디스커버리 김정국 이사는 "확실한 수익모델을 갖고 있는 기업에 투자가 몰리는 현상은 업체 대형화를 촉진시켜 게임산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