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27일에 열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회의(FOMC)를 앞두고 금리의 추가인하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뉴욕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더 인하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미 연준리(FRB)의 정책방향이 인플레를 방지하는 것보다는 경기부양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발표된 5월 물가가 당초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유가 등 에너지 비용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인플레 압력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음달 2분기 미국기업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지난주까지 실적악화가 예상되는 기업들이 사전에 투자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예비기간을 통해 발표된 기업실적 전망을 보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살로먼스미스바니 증권은 2분기 5백대 미국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정도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실적 악화가 증시와 경기에 미치는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도 금리인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리인하폭을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 연방기금금리는 4%로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6%인 점을 감안하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지는 최대 0.5%포인트에 불과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 FRB가 종전처럼 금리를 0.5%포인트 내리더라도 그에 따른 부담이 어느 때보다 높다. 만약 이번 회의에서 0.5%포인트를 내린 이후 증시와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FRB가 무력화되고 인플레 심리가 갑자기 고조될 우려가 있다. 동시에 이달들어 FRB 이사진간에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 경제정책에 있어 미 행정부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린스펀 의장의 위상은 급속히 약화될 수 있다. 이번주들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0.5%포인트 추가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금융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만 내리고 8월 회의에서 0.25%포인트를 더 내릴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