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안경 전문업체인 한국OGK(대표 박수안)는 여름과 겨울에 힘을 쓰는 회사다. 물안경 스포츠안경 골프안경 수영복 등은 여름이 한철이다. 스키관련 제품은 대부분 겨울에 팔린다. 매출비중이 여름과 겨울이 각각 40%에 이른다. 해마다 돌아오는 여름이지만 올 여름을 맞이하는 한국OGK는 각오가 남다르다. 박수안 대표는 "세계적 스포츠 안경업체로 도약하느냐 여부가 올 여름에 결판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OGK가 올 봄 중국 칭다오에 세운 스포츠안경 공장에서 만든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첫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올 여름을 제대로 난다면 한국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권에만 주로 알려진 스포츠안경 회사에서 세계적 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판단이다. 반대로 그저그런 성적만 올린다면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시기를 훨씬 늦춰야 할 것이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한국OGK는 지난 20년이 회사의 뿌리를 튼튼히 내리는 기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꽃을 피울 시기로 보고 있다. 물론 올 여름 매출이 좋을 경우를 전제로 할 때다. 지난 81년 설립된 이 회사는 초기엔 수입부품을 조립해 파는데 그쳤다. 사업모델도 박 대표의 백부 박수인씨가 일본에서 경영하는 OGK의 모델을 따라하기에도 벅찼다. 하지만 조립생산과 벤치마킹에만 만족하지는 못했다. 지난 87년 물안경의 완전 국산화에 성공한 것을 시발점으로 삼아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스포츠용품의 범위를 물안경에서 헬밋용고글, 스키고글, 수영복 등으로 넓히며 독자모델 개발에 나섰다. "Wing"(물안경) "Shield"(헬밋용안경) "Honour"(골프안경) "Moab"(스키 및 스노보드용 안경)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OGK는 한국 중국 동남아에선 이 제품들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론 "Shield"가 1위, "Wing"이 4위, "Moab"가 5위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고 덧붙였다. 또 수영용품 세계 1위 브랜드인 "Speedo"와 스키고글 세계 1위 브랜드인 "Arnette"에도 한국OGK가 ODM(자체개발주문) 방식으로 제작 참여하고 있다. ODM 방식이란 자체개발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대형업체에 제시한후 주문받아 제작하는 방식을 말한다. OEM이 주문업체 뜻에 따라 단순제조하는 것이 전부인데 반해 ODM은 제작업체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박 대표는 "외국 회사들이 그만큼 우리 기술을 인정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95년 중국, 97년 말레이시아에 현지 공장을 세웠으며 97년엔 윙스포츠를 합병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올 봄 중국 칭다오에 세운 공장은 기존 중국내 소규모 공장을 통폐합하고 최신설비를 대폭 확충, 단일 스포츠안경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연간 생산량 기준으로 물안경은 3백만개, 스키고글은 75만개에 달한다. 한국OGK는 97년까지 매출이 2백억원을 밑돌았으나 98년 2백12억원, 99년 2백60억원, 2000년 3백2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동원증권을 주간사증권사로 선정, 내년 코스닥시장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OGK는 기업공개 과정에서 조달하는 자금을 독자 브랜드 개발 및 마케팅에 투자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올해를 제2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의미를 지닌 점프2001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한국OGK가 세계적 업체로 도약하는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02)862-5555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