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01년 1.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는 IT(정보통신)산업 침체와 환율 상승이 국내 산업 전반의 부진을 한층 심화시켰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IT제조업은 지난해 24.6% 성장해 전체 매출액 증가율을 15.2%까지 끌어올리는 데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하지만 올 1.4분기엔 오히려 2.4% 감소,전체 제조업의 평균 매출액 성장률(4.0%)을 오히려 갉아먹는 결과가 됐다. 환율 상승으로 제조업 수익성 더욱 악화=올 1.4분기 매출액대비 경상이익률은 전년 동기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 이중 환율급등에 따른 외화환산손실과 유가증권평가손실 발생으로 인한 경상이익률 하락 비중은 71.4%에 달한다. 작년말 달러당 1천2백64원했던 환율이 올 3월말 1천3백27.5원으로 급등하면서 순외환손실이 매출액의 1.7%에 달했다. 김지영 한은 기업경영분석팀장은 이에 대해 "외화환산손익 유가증권평가손익 등은 실제 현금이 유출되는 게 아니고 환율변동 등으로 인해 평가액이 달라지는 것일 뿐"이라며 "실제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본 수익성은 작년보다 0.1%포인트 하락한 데 그쳤다"고 말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 0.9%포인트 악화됐지만 순금융비용부담률은 0.8%포인트 개선됐기 때문이다. 1.4분기 제조업의 이자보상비율(영업손익/금융비용)은 1백86.8%로 1년전(1백76.5%)보다 나아졌다. 차입금 의존도 점점 높아져=총자산이 작년 말보다 2.3%(9조원) 증가했지만 차입금도 작년말 1백51조원에서 1백60조원으로 5.9% 증가했다. 전체 제조업체중 차입금의존도가 작년말보다 높아진 업체(52.5%)가 낮아진 업체(43.8%)보다 8.7%포인트 많았다. 단기차입금 비중도 50.4%로 작년말(49.5%)보다 0.95%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 역시 2백8.9%로 작년말(2백6.4%)에 비해 2.5%포인트 상승했다.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유상증자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데다 일부 업체의 대규모 감자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자기자본은 소폭 늘어난 반면 단기차입금을 중심으로 이자가 붙는 금융 부채가 9조원 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산업 성장 둔화=올 1.4분기 제조업 전체 매출액은 82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79.7조원)보다 3조1천억원 늘었다. 정보통신제조업은 그러나 작년 1.4분기 23조1천억원에서 22조6천억원으로 1조4천억원 줄어들어 매출액 증가율을 끌어내리는 데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사무계산기계 영상음향기기는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21.2%,0.6% 감소했다. 수출의 원화환산액은 환율급등 덕택으로 7.8% 증가했다. 내수는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