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중국인 노동자 다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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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포크 나이프 숟가락 등 양식기 생산 투자기업인 동양물산을 찾았다.
공장에 들어서자 제품 마무리 작업에 분주한 여공들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최훈일 사장은 직원들의 노동생산성을 묻는 질문에 대뜸 2년 전 일을 꺼낸다.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던 사고였다.가동 3년, 막 흑자로 돌아서려는 시기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최대의 위기였다.
투자사업을 접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해야 했다.
그 위기를 넘기게 해 준 구원자는 다름 아닌 중국인 근로자였다. 그들이 먼저 '다시 시작하자'고 나선 것이다.그들은 일자리가 없어졌는데도 출근해 사장의 지시를 기다렸다. 공장이 다시 돌 때까지 급여를 삭감하겠다고 해도 불만이 없었다.
그들은 새 공장을 짓는데 열성적으로 달려들었고,공장은 빠르게 정상화됐다.
지금 직원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밀려든 6개월치 주문을 처리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최 사장은 "직원들의 열성을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라고 당시를 회고한다.
중국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다소 부정적이다. 게으르고,손재주 없고, 말귀 못알아듣고…. 그러나 기자는 최근 랴오닝성의 투자업체들을 취재하면서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선양(瀋陽)의 스포츠장비 제조업체인 동경스포츠의 안경찬 사장. 10여년 동안 선양에서 기업을 일궈온 그는 3백여명의 중국 여직원들과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그들은 교육받은대로 일합니다. 잘 가르치면 고급 노동력으로 바뀝니다.순박한 그들은 꾀를 모릅니다.불량률이 낮을 수밖에요"
직원 자랑이 대단하다.
선양 한국상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난 10여년 동안 선양에 진출했던 중소 투자기업 중 10%만 성공했다"며 "인력관리가 성공의 첫 번째 요인"이라고 말했다.
체계적인 교육과 적절한 보수, 인간존중 등이 그가 지적한 중국인 노동자 다루기 해법이다.
안 사장이 공장에서 중국 노동자들을 모아놓고 품질개선을 가르치고 있을 지금 국내의 많은 사장들은 노동 파업으로 시달리고 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