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반도체회사들의 실적 악화 경고가 잇따르면서 세계 반도체 경기가 아직 바닥에 다다르지 않았으며 하반기 회복도 힘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유럽 3위 반도체업체인 필립스는 반도체사업 부문의 2·4분기 매출이 수요 급감으로 전분기에 비해 25% 감소하고 1억5천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16일 발표했다. 필립스 재무담당 최고임원인 잰 호멘은 "3·4분기에는 더 나빠지고 4·4분기에도 회복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 96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도 2·4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35% 감소하고 설비가동률도 전분기 70%에서 45%로 대폭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 피터 창은 "하반기 사업환경이 2·4분기보다 악화될 수도 있다"며 "반도체 경기가 내년 중반까지는 회복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미국 제너럴세미컨덕터도 이날 2·4분기 매출이 전분기에 비해 15∼17%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도 14일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경고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