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에도 온도와 공간감(空間感)이 있다. 색깔에 따라 시원하게 느껴지거나 반대로 덥고 답답해 보이기도 한다. 또 같은 크기라도 넓어보이는 집이 있고 상대적으로 좁아보이는 집이 있다. 바로 색깔이 주는 온도와 공간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색깔 선택이나 배치는 리모델링의 중요한 요소다. '컬러 리모델링'이란 말이 따로 있을 정도다. 컬러 리모델링에 성공하려면 주제를 제대로 잡아야 한다. 벽지색상에 가구를 맞출 것인지,아니면 맘에 드는 가구를 살리기 위해 가구색깔에 맞춰 벽지색상을 선택할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다른 집에서 본 괜찮은 가구를 들여놓았더니 우리 집에서는 전혀 안 어울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컬러리모델링의 원칙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나무를 보지말고 숲을 보라'는 격언은 컬러 리모델링에 딱 들어맞는다. ◇ 주조색 =집안의 가장 많은 부분과 면적에 사용되는 색이다. 집안 전체 분위기를 가늠하는 색상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적은 부분에 쓰이면서 눈에 띄는 효과를 내는 것을 액센트색 혹은 포인트 색상이라고 한다. 집안 전체색상인 주조색을 먼저 선택한 후 가구나 패브릭의 컬러를 선정해야 집안 분위기를 연출하기 쉽다. ◇ 보색 연출 =빨강과 초록,파랑과 주황이 대표적인 보색대비다. 보색관계로 처리하면 활기와 생동감, 유쾌한 느낌을 받는다. 보통 같은 계열색으로 처리하면 안정감을 주고 보색대비로 강조해주면 효과적이다. 다만 색채는 재료나 질감, 패턴에 의해서도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특히 인접 조명의 영향에 따라 채도가 많이 달라져 보이기 때문에 함께 사용할 색과 마감재 및 조명의 밝기를 염두에 둬야 한다. ◇ 단색이나 유사색으로 연출 =단색연출은 원하는 하나의 색상을 먼저 정하고 그 색의 밝고 어두운 정도를 대비시키는 방법이다. 전체적으로 통일되고 차분한 느낌을 주지만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소품이나 패브릭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유사색 연출은 비슷한 색상으로 배색하는 방법이다. 파스텔톤은 무지개 색상에서 이웃해 있는 두세가지 색을 이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선정한 색이 주황이면 노랑과 빨강 색을 함께 사용하면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 넓어 보이는 집 =좁은 집안을 넓어 보이게 하는 색상은 밝은 색 계통이다. 미색 흰색 핑크색 살색 베이지색 등이 이에 속한다. 번쩍거려 보이는 유광(有光)보다는 무광(無光)색상이 집안을 넓어 보이게 만든다. 가구가 미송이거나 원목색상일 경우 벽지를 파랑 주황 녹색 등 선명한 색상으로 처리하면 가구가 돋보이고 집안이 널찍해 보인다. 신혼방이나 원룸 등 좁은 집은 가구와 도배로 색상을 조절하면 넓은 집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집안이 넓은 경우엔 가구색상을 짙게 하고 밝은 색상의 벽지를 선택하는게 좋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