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연장 10회말 터진 안경현의 극적인 끝내기 3점홈런 한방으로 해태에 11대10의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13일 서울 잠실 경기장에서 열린 양팀의 경기는 야구가 가진 묘미와 의외성을 모두 보여준 한편의 드라마였다. 6대6 동점인 상황에서 연장전에 돌입한 양팀은 해태가 10회초에 두산에 5번째 투수 진필중을 상대로 무려 4점을 뽑아내며 10대6으로 만들었을 때만 해도 해태의 승리는 떼논 당상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곧바로 반격에 나선 두산의 저력은 무서웠다. 두산은 10회말 선두타자 정수근이 해태 네번째 투수 오봉옥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대역전극의 서막을 예고했다. 이에 등장한 장원진도 정수근과 똑같은 코스의 좌중간 2루타를 뿜어내며 10대7로 추격에 나섰다. 다급해진 해태 벤치는 오봉옥을 강판시키고 성영재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한번 터진 추산의 타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번타자 우즈가 곧바로 우전안타를 작렬시키며 두산은 10대8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몸이 풀리지 않은 성영재는 4번 심재학에 볼넷을 허용, 무사 1,2루의 찬스를 제공했다. 이어 등장한 이날의 '히어로'안경현은 성영재의 밋밋한 가운데 직구를 그대로 통타,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기는 스리런 홈런으로 4시간 10분에 걸친 대혈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롯데-SK(사직)와 삼성-LG(대구) 한화-현대(대전)등 3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날 취소된 경기들은 14일 오후 3시부터 더블헤더로 치러진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